진순신과 이등휘, 정치가와 작가의 관계 - 더욱 험난해진 중일관계를 어떻게 논할까? 해외시사관련

https://www.sankeibiz.jp/macro/news/210204/mcb2102040600001-n1.htm

               진순신 씨 특별전에 전시된 저서=고베시 주오구의 고베 화교역사박물관(필자 촬영)



 현재 고베 화교역사박물관에서 「진순신 몰후 육 년 도원기 특별전(20일까지)」이 열리고 있다.  졸저인 『타이와니즈 고향상실자 이야기』에서 진순신 씨에 대해 자세히 언급한 적이 있다. 오사카에서 중요한 회의가 있었는데 모처럼의 기회라  고베까지 발걸음을 옮겼다. 이 박물관은 산노미야역에서 고베 중화거리를 거쳐 몇 분만 걸으면 도착할 수 있는 곳이다. 길 도중에 중화거리의 한산한 모습을 보며 놀랐다. 사람들이 줄 서서 먹기로 유명한 고기만두 명물가게인 「로쇼키(老祥記)」에도 몇 사람만이 있을 뿐이었다. 평상시에는 만두를 살 생각이 들지 않았지만 이날은 추운 날씨 속에서 오랜만에 뜨끈뜨끈한 고기만두를 맛보았다. 

사진과 자료를 통해 6년 전에 세상을 떠난 진순신 씨의 일생을 돌아보는 이번 전시회 내용 중에서 주목하게 된 부분은 작년에 사망한 이등휘(리덩후이) 대만 전 총통과 진순신 씨의 관계다. 

 대만계 화교로 고베에서 성장한 진순신 씨는 2차대전 후 몇 년 동안 영어 교사로 활동차 대만에 건너갔다가 다시 일본으로 돌아왔다. 작가로 데뷔한 후 장기 계엄령을 실시한 국민당 정권의 대만 통치를 비판적으로 기술했기 때문에 조국인 대만에 건너갈 수 없었다. 이등휘 씨가 총통이 되고 1990년, 40년 만에 대만을 다시 방문하여 이등휘 씨와 만난 일이 전시회에 기록되어 있다. 

 진순신 씨의 책에는 이등휘 씨가 종종 등장한다. 『길 중간(道半ば)』에서는 진순신 씨의 친구인 의사인 하기명 씨가 젊은 시절의 이등휘 씨와 대만으로 귀환하는 배에서 만난 일이 언급된다. 계엄령 하의 대만에서 문화의 등불이 꺼지지 않도록 고서점 가게를 열기로 했으나 장개석 정권의 경계를 받아 동료 2명이 체포, 총살되어 이등휘 씨도 위험한 상황에 처했다. 이 계획에는 진순신 씨도 참여할 뻔 했으나 일본 귀국으로 인해 참가하지 않고 화를 피했다.  

 하기명 씨의 소개로 이등휘 씨가 움직인 덕분에 진순신 씨는 해금조치를 받아 대만으로 귀국할 수 있었다. 진순신 씨의 도움으로 오사카 외대 시절부터의 지인인 시바 료타로 씨는 「가도를 가다 대만 기행」 취재차 대만을 방문하여 이등휘 씨와 전설적인 인터뷰를 가졌다. 

「대만 기행」에서는 진순신 씨가 시바 료타로 씨에게 「가도를 가다, 대만은 아직인가?」라고 말을 거는 부분이 나온다. 진순신 씨의 한마디로 「대만 기행」이 쓰여졌고 「대만인으로 태어난 비애」라는 이등휘 씨의 명언이 탄생했다. 

 냉전이 끝난 1990년 전후는 시대의 큰 분기점이었다. 진순신 씨 본인의 인생도 크게 달라졌다. 진순신 씨는 1972년 중일국교수립 이후, 놀랄 만큼 자주 중국을 방문했다. 그는 서적으로 얻은 지식을 현지 방문을 통해 살을 붙여 역사작가로서 크게 비약했다. 중국의 미래에 대해서도 기대했으나 1989년의 천안문 사건에 분개하면서 중국국적을 포기하고 일본국적을 취득. 그와 동시에 대만으로의 귀성이 이뤄지면서 단번에 대만 일변도를 강화했다.   

 진순신 씨는 대만인으로 태어나 일본인으로 성장하면서 중국인도 되었다가 종국에는 대만인으로 돌아가 풍성한 작가 인생을 보냈다. 일본, 대만, 중국 사이를 파란의 시절 속에서 헤쳐온 진순신 씨의 일생은 자신이 집필한 드라마틱한 역사 소설과도 같은 것이었다. 

 현재 중국의 대만에 대한 군사적 압력은 강화되었으며 중일 관계도 센카쿠 열도를 둘러싸고 긴장이 이어지고 있다. 2021년의 중일관계는 더욱 험악해졌다. 우리의 역사는 과연 앞으로 전진하고 있을까? 후퇴하고 있을까? 일본 문단에서 찬연하게 빛났던 역사작가라면 과연 이러한 상황을 어떻게 논했을까?  

■노지마 쓰요시(野嶋剛)  - 언론인. 다이토문화대학 특임교수. 아사히신문에서 중화권・아시아 보도에 오랫동안 종사하여 싱가포르 지국장, 타이베이 지국장, 중문망 편집장 등을 거쳐 2016년부터 프리랜서로 전향. 『두 개의 고궁박물원』, 『은륜의 거인 GIANT』, 『대만이란 무엇인가?』, 『타이와니즈 고향상실자 이야기』, 『홍콩이란 무엇인가?』 등 다수의 저서를 집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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