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서적 소개] 출판번역가 따위 되는 게 아니었는데... 나는 이렇게 직업적인 '죽음'을 맞이했다 일본서적 소개

https://honz.jp/articles/-/45858


이 책을 여기서 소개해도 될지 고민했지만 필자의 진지한 자세에 감명을 받았기에 담백하게 리뷰해 보고자 한다.  

이 책은 베스트셀러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의 일본어판 번역으로 일약 유명 번역가가 된 필자가 출판사와의 다양한 갈등을 거쳐 업계를 떠나기까지의 과정을 엮은, 그야말로 무서운 다큐멘터리다. 

이름은 가렸지만 불합리한 경우를 겪었던 출판사의 프로필이 본문이나 띠지에 줄줄이 나온다.(업계 경력이 오래된 사람이라면 바로 어느 곳인지 알 수 있지 않을까? ). 저자 이름을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면 번역을 맡았던 서적이 펑펑 나오는데 이 책은 고발서적, 폭로서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먼저 저자가 경험한 「천국」부터 알아보자. 

저자는 21살 때 출판번역가를 꿈꾸다가 대학을 졸업한 후에는 대학교사무원, 영어회화 강사, 산업번역 스태프로 서서히 단계를 올라가면서 영어 실력을 연마했고 영국의 대학원에서 입학 하가를 받아 29살에 영국으로 건너간다. 영국에서 겪었던 컬처쇼크를 주제로 한 에세이가 호평을 받으면서 작가 활동도 꿈꾼다. 

귀국 후에는 취직할 곳을 찾으면서 여러 출판사에 영어 학습 참고용 원고나 자신의 석사 논문의 일본어 번역본, 영국 신문에 실렸던 에세이를 정리한 내용을 보내서 영업을 시작했다. 대부분은 연락이 없었지만 몇 곳의 출판사에서 업무 연락을 받았다. 

문필업만으로는 도저히 먹고 살 수가 없어서 심야 시간대에 전화를 받는 아르바이트 시간 사이에 번역 작업을 한다고 하는, 기상천외한 생활을 했다. 자신의 이름이 들어간 번역서적이 서점에 깔려 흥분하거나 아는 여성의 응원 전화를 받고 기뻤던 일 등등. 글 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맞아, 나도 그랬지」하고 고개를 끄덕거리게 할 감개무량함을 맛본다. 

그 후 베스트셀러인 스티븐 코비의『성공하는 사람의 7가지 습관』의 제2탄 번역 의뢰가 왔다. 기간은 3개월. 제1탄은 다른 번역자 2명이 공역했고 기간은 2년 반이었는데, 이번엔 혼자서 92일 동안에 해치워야 하는 상황.  

말도 안 되는 상황이었지만 유학 시절 때 이미 번역할 책의 원서를 읽었고 다른 사람보다 번역 속도가 압도적으로 빠르다고 자부하는 나라면 할 수 있다! 라며 정신없이 빠져들었고 결국 훌륭하게 완료했다.  그 해의 연수입은 1,000만 엔을 넘었다――. 

저자는 이렇게 영광을 경험했지만 여기가 번역가로서의 캐리어 하이였다. 여러 출판사와의 출판 계약을 둘러싼 문제에 시간과 노력을 빼앗기면서 점차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사실 초보 번역가 시절부터 출판사의 터무니 없는 업무 처리 방식에 고생했었다.  

어떤 에세이집 366편의 번역을 의뢰받고 모두 끝냈더니 갑자기 편집자가 「100편 전후로 조정하겠다」라면서 관련 편집 작업까지 해야 했다. 최초인세율이 6%였는데 책이 완성된 날 갑자기 4%로 통보를 받았다. 교정지 체크까지 진행하고 출판 직전까지 갔었는데 몇 번이나 발매가 연기되었다가 끝내 보류되었다.

저자는 출판 중지를 통보받았을 때의 충격을 이렇게 말한다.  

과장된 얘기지만 출판번역가 입장에서 출판 중지는 출산 직전의「아이」를 낙태 당하는 것과 같은 정도의 큰 타격이다. 

이러한 느낌은 비단 필자만의 것은 아니다. 7년 동안 1,650페이지나 되는 번역서가 출판 중지되어 소송을 걸었던 어떤 번역가는 「까닭 없이 눈물이 나왔다. 죽음까지 생각한 적이 있다」라고 진술서에 썼다고 한다. 

번역가는 개인사업자이지만 엄밀히 말해서 출판사의 하청이다 보니 아무래도 저자세가 될 수밖에 없다. 다툼이 벌어지면 일거리를 잃을 수도 있다. 저자는 젊은 시절에는 참았지만 결국 이러한 상황에 지쳐서 자기방어를 위해 계약 시에 출판계약서 혹은 각서를 요구하여 꼼꼼하게 내용을 확인하게 되었다. 또 법률 지식을 익혀 재판까지 가는 상황에도 대비했다. 

그러나 현실은 무정해서 잘나가는 번역자가 된 후에도 지옥 같은 트러블은 끊이지 않았다. 

모처럼 번역했는데 역자명에서 제외되면서 원저자가 일본어 번역을 맡았다는 형식으로 출판된 전대미문의 사건. 그리고 10달이나 걸린 번역서가 거듭되는 출판 연기 끝에 중지, 그리고 초판인세 입금을 둘러싸고 관계가 악화되어 나홀로 소송을 하게 되는 두 가지 재판이 이 책에서 최대의 읽을거리다. 

흥을 깨지 않기 위해 자세한 사항은 여기서 기술하지 않겠다. 공포소설에도 뒤지지 않는, 이 무섭고 어딘가 익살맞은 인간 군상을 꼭 사서 읽으셨으면 한다. 

그건 그렇고 출판사란 이렇게도 불성실한 곳이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인세가 4%라면 처음부터 확실히 4%라고 밝혀줬으면 하고, 혹시 어쩔 수 없이 약속을 변경하게 되면 그에 대한 보충이나 확실한 대응을 원할 뿐이다. 당연하지만 본서에는 출판사 측의 주장은 거의 실려 있지 않으니 그 부분은 파악할 수 없다. 

다만 출판사 측의 재판 시, 조정 결석이나 일방적인 화해 신청을 감안해 볼 때 설마 소송을 당할 것이라고는 짐작하지 못했다 보인다. 그러니까 출판사 입장에서는 계약 체결 후의 인세 삭감이나 출판 연기・중지는 일상다반사인데 저자가 왜 이렇게 화를 내지는 이해하지 못했던 것은 아닐까?  

저자는 그것을 간과할 수 없었다. 자신이 포기한다면 다른 번역자도 동일한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말이다. 

모든 재판에서 승소는 했지만 서점공포증, 출판사공포증에 빠진 저자는 8년 전에 업계를 떠났다. 지금은 경비원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곤 하나 번역가의 길을 선택한 것에 후회는 없고 100% 약속을 지키는 의뢰라면 지금도 받고 있다고 한다. 

물론 확실히 약속을 지키는 출판사도 있을 것이고 대다수가 그럴 것이라고 믿고 싶다. 그러나 저자가 받았던 처사를 보면 그렇지 않은 곳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유머러스한 내용은 재미있지만 다 읽고 난 후 슬픔에 잠기게 하는 책이다. 


덧글

  • rumic71 2021/01/01 22:32 # 답글

    저도 출판업계에서 일해본 적 있지만 다 저러진 않죠. 다만 일본은 관행적으로 갑질인줄도 모르고 하는 갑질이 한긕보다 많은 나라...
  • 산오리 2021/01/02 02:13 # 답글

    최근 세상이 바뀌면서 드는 생각인데
    그냥 동양(중,일,한)은 깡패들의 세상인 것 같아요.
  • 효도하자 2021/01/02 03:40 # 답글

    양아치 깉은 출판사가 많나보군요
  • 과객b 2021/01/02 03:56 # 삭제 답글

    조선에서 전해지는 양반들의 거리감에 대해서 아시게 되면 죄다 까무러칠
    짐꾼들에게 거리를 말하는데 대충 10 킬로 거리면 6 킬로 정도로 이야기하고, 40 킬로 짐이면 대충 30 킬로 짐으로 퉁치는데 이 모든 것은 오로지 돈을 아끼기 위한 양반들의 개꼼수.
  • 과객b 2021/01/02 03:57 # 삭제 답글

    내가 받아야 하는 돈은 죽어도 받아야 하고
    내가 줘야 하는 돈은 차일피일 미루다가 미루다가 상대가 떨어져 나가면 그냥 다 내 돈이 되는거고.
    계약서? 계약서가 뭐라고...... 그냥 정치하는 새끼들의 공약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면 딱.
    그런데 이번에 여당이 180 석을 먹어 버렸네? 이 참에 촛불들고 입법 청원 한번 해 보시라
  • Lapis 2021/01/02 10:15 # 답글

    다 저렇진 않은데…
    …다 저렇진 않죠.
  • 룬야 2021/01/03 04:27 # 답글

    와... 끔찍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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