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서 부정적인 정보를 계속해서 읽는 행위인 '둠 스크롤링'이 당신에게 미치는 영향 SNS






오후 11시 37분. 생활 패턴이 달라질 징조는 그 어디에도 없다. 오전 1시 12분이 되었지만 거의 똑같은 상태가 이어진다. 「좋아요」를 누르거나, 그러지 않거나 하는 상황뿐이다. 트위터나 인스타그램을 계속 보다가 마음이 어지럽거나 자학적인 기분이 들면 페이스북을 열어본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영향으로 많은 사람들이 집에 갇혀 지내게 된 이후, 이러한 밤의 모습은 정형화되었다. 사람들은 하루의 시작에도 끝에도, 확실한 정보를 필사적으로 찾아서 계속 소셜미디어를 스크롤한다.  

『뉴욕타임스』의 테크노로지 칼럼니스트인 케빈 루즈 같이 이렇게 왜곡된 행위의 전도자인 사람들은 이러한 습관을 「둠 서핑(doomsurfing)」이라 부른다. 루즈는 이 행위에 대해 「코로나바이러스에 관한 콘텐츠로 가득하고, 깊고 병적인 토끼굴에 갇혀서 불쾌함에 지배될 때까지 자기 자신을 불안하게 해서 결국 푹 잠든다는 희망을 모두 제거하는」일이라고 말한다. 이 행동을 모바일 유저들은 「둠 스크롤링(doomscrolling)」이라 부른다.  

코로나바이러스 위기가 중심이 된 뉴스 사이클에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을 계기로 미국 전역에서 일어난 항의 데모가 추가되면서 둠 스크롤링은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뉴스나 소셜미디어의 끊임 없는 흐름은 결코 끝나지 않는다. 

「정답」을 찾으며 계속 스크롤하는 사람들

두말할 것도 없이 심야에 화면을 스크롤하는 행동은 어제오늘 시작된 일이 아니다. 상담치료를 받는 커플이 상대방에게 가장 많이 호소하는 불만 사항이기도 하다.  

예전에는 일요일 밤 하면 침대에서 「왕좌의 게임」에 대한 글을 찾아 트위터를 뒤지거나 풋볼 시합을 감독이라도 된 듯한 기분으로 보면서 지내곤 했다. 그런데 지금 정주행하는 대상은 오로지 위기에 대한 것과 무너져가는 세계 상황 뿐이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전 세계 사망자, 미국 내 실업률, 인종간 평등을 요구하며 데모에 참여하는 수많은 참가자들 ──. 수도꼭지에서 물이 흘러나오듯이 데이터는 멈추는 법은 없다. 마치 무한하게 계속되는 드라마 시리즈이면서 앞으로 1번만 더 클릭하면 어떠한 정답이나 뭔가 좋은 뉴스가 나올 것만 같다는 느낌을 준다.  

하지만 실제로 그러한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사람들은 간단한 해결책이 없는 격변하는 정세 속에서,  반복적으로 「사실」이 충돌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미시간대학 정보학부에서 커뮤니케이션과 소셜미디어를 연구하는 니콜 엘리슨은 「지금 같은 상황에 어떠한 의미를 찾을 경우, 인지 처리(Cognitive processing)라는 측면에서 큰 부담이 발생합니다」라고 말한다. 「우리를 도와줄, 모든 것을 커버하는 이야기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소셜미디어를 계속 뒤지는 시도는 이미 느끼고 있는 스트레스나 불안을 악화시킬 뿐이라고 엘리슨은 말한다. 

소셜미디어의 부정적인 측면

몇 년 전부터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플랫폼의 실질적인 장점이 의문시되었다.  一일부 연구에 따르면 소셜미디어는 사용자가 책임을 갖고 활용한다면 멘탈헬스에 플러스 효과를 줄 수 있다고 한다. 

한편으로 소셜미디어로 인해 불안감이나 우울증 상태로 이어질 수도 있다. 적어도 FOMO(fear of missing out:고립공포감)를 일으킬 수 있음은 확실하다. 

어쨌든 브런치 사진이나 셀럽의 가십 링크를 너무 많이 보기만 해도 부정적인 증상은 발생한다. 게다가 세계적인 판데믹과 사회불안, 소셜미디어 네트워크가 전 세계에서 트렌드가 되고 있는 토픽을 사용자의 피드에 억지로 밀어 넣을 가능성을 생각하면 이 문제는 더 악화된다. 

「이러한 상황에 놓이면 우리의 시야는 더욱 좁아지고, 절박한, 생존을 지향하는 행동으로 치닫게 됩니다. 『투쟁이냐 도망이냐』 모드로 들어가는 거죠」라고 미시건대학의 엘리슨은 설명한다. 「게다가 우리 대부분은 출근해서 커피메이커 주변에서 모이거나 집단으로 상황을 논의할 수 있는 상황에 있지 않습니다. 결과적으로 우리가 동일하게 이용할 수 있는 소셜한 정보 소스가 감소해 버렸죠」

둠 스크롤링이 초래하는 나쁜 영향

하지만 희망의 빛이 보이지 않는 것이 꼭 미디어 때문만은 아니다.  

하버드대학 공공위생대학원의 「건강과 행복센터」에서 리서치 사이언티스트를 맡고 있는 메스핀 베카루에 따르면 많은 뉴스가 나쁜 내용을 보도하고 있는 것은 확실하지만 「우리 인간은 나쁜 뉴스에 주의를 기울이는 “본능적인 ”경향을 갖고 있다 」고 말한다.  

이것이 소셜미디어의 알고리듬과 연동되면 둠 스크롤링과 그로 인한 영향에서 벗어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진다. 「이미 1970년대에 세계가 실제 상황보다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잔혹한 세계 증후군(Mean World Syndrome)』이라는 증상이 있었습니다. 이는 TV로 폭력적인 내용의 프로그램을 장시간 시청해서 발생하는 것이 원인이라고 합니다」라고 베카루는 설명한다. 

「그러니까 둠 스크롤링도 멘탈헬스에 그와 비슷한 장기적인 영향을 줄 위험이 있습니다. 우리가 개입해서 사용자의 행동에 대처하여 소셜미디어의 구조를 멘탈헬스와 웰빙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이끌지 않는 한,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흑인 입장에서의 둠 스크롤

둠 스크롤링의 영향은 그 행동 주체가 누구냐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남캘리포니아대학 애넌버그 커뮤니케이션 저널리즘 학부의 조교수인 앨리사 리처드슨이 자신의 저작을 위해 연구를 했을 때의 일이다. 그녀는 자신이 취재한 많은 활동가가 둠 스크롤링에 빠져 있음을 파악했다. 그 이유는 「스마트폰의 작은 화면 속에서 자신의 자아가 수없이 살해당하는 상황을 잠자코 보고 있을 수 없다」라는 심플한 것이었다. 

소셜미디어를 지나치게 이용하거나 포기할 수 있는 것은 하나의 특권이라고 리처드슨은 지적한다. 그렇기에 많은 흑인 유저가 그에 대한 항의 의사를 밝히는 의미에서 흑인이라는 기쁨을 느끼게 해주는 소셜미디어에 눈을 돌린다. Instagram Live에서 펼쳐지는 라이브 배틀인「Verzuz」는 그에 대한 가장 좋은 사례이다.  

「흑인들 사이에서 둠 스크롤링은 반대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우리 흑인들은 나쁜 것과 구분된, 거리감 있는 “무엇인가”를 깊게 요구하고 있습니다」라고 리처드슨은 말한다. 「흑인 이외의 미국인 입장에서 둠 스크롤링은 아주 풍요로운 시간입니다. 즉, 둠 스크롤링이란 잘 몰랐던 사실이나 어렴풋하게 느꼈지만 무시했던 것을 깊게 파고들 수 있는 한때이니까요」

계속해서 악화되는 협박 관념

어떤 면에서 끊임없는 클릭에는 좋은 점도 있다. 

소셜미디어 덕분에 락다운 상태에서도 사람들은 연결될 수 있다. 그리고 화제의 중심이 코로나 바이러스에서 인종간의 평등이나 「Black Lives Matter」로 이동함에 따라 소셜미디어는 적극적인 사회 참가의 도구가 되었다. 판데믹에 대한 최신 정보를 수동적으로 소비하기 위한 단순한 포럼으로 기능하는 것이 아니라 항의 데모와 보석금 기금,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뉴스를 확산하고 있다.  

그래도 늦은 밤까지 계속 정보를 파고들거나 나쁜 뉴스를 보는 행동은 사용자를 피폐하게 만든다. 게다가 데모 참가자의 신원이 다른 사용자의 피드로 확산되면 관련 인물이 위험해질 수 있다고 리처드슨은 지적한다. 

이러한 강박관념은 최근 몇 달 동안 더 악화되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많은 사람들이 잃어버린 대처 메카니즘을 어떤 방법을 통해서라도 찾고 싶어 한다는 상황도 알 수 있다. 

둠 스크롤링의 어원을 확인해 보면?

이러한 둠 스크롤링은 계속되고 있다. 이 단어의 기원은 확실치는 않지만 일반적으로는 2018년 1월에 올라온 트윗이 아닌가 추정된다. 최근에는 메리엄 웹스터 사전의 「주목할 단어」 중 하나로「둠 스크롤링」이 선정되었다.「Dictionary.com」도 「코로나바이러스의 영향으로 우리가 만들어낸 새로운 단어」 중 하나로 「둠 스크롤링」을 언급하고 있다.

하지만 이 어원에 관한 이야기에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요점은 「둠」이라는 단어다. 원래 이 단어에는 「최후의 심판의 날」이나 「세계의 종말」과 관련된 뜻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단순히 「파괴」나 「파멸」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렇다면 둠 스크롤링이란 단어는 「파멸」을 향해 「굴러간다」라는 의미가 된다. 혹은 소설가인 조앤 디디온의 말을 빌리자면 「마지막 일격에 대비하는」 행위이기도 하다. 

성경에 관련지어 생각하면 「요한의 묵시록」과 같은 의미를 느낄 수 있다. 손가락으로 타임라인을 스크롤 할 때마다 세계 전체와 사람들 입장에서 「최후의 심판의 날」이 끝나는 것이다. 

그와 동시에 세계가 종언을 맞이하는 모습을 한 사람, 한 사람이 바라보면서 각각 천천히 스스로 무너져 간다(이러한 심판이 밀어닥치는 행위는 너무나 많은 유명인사들이 과거의 말과 행동을 비난받는 캔슬 컬처(Cancel Culture)의 대상이 되고 있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디디온은 1960년대에 지은 에세이를 정리한 『Slouching Towards Bethlehem』의 제목을 W.B. 예츠의 시 「재림」에서 인용했다. 이 시는 1차 세계대전의 파괴에 대한 것으로 스페인독감이 크게 유행한 1918년에 쓰여졌다. 「세계의 스크롤링」이 이렇게 작가나 시인을 통해 묵시록과 같은 비전을 반영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꼭 그럴 필요는 없다. 둠 스크롤링이 파멸 그 자체를 멈추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정보를 알았다는 것은 우리를 위로해 줄 수는 있지만 비극에 압도당했다면 아무런 의미도 없다. 

올해는 정말 마라톤 같은 해다. 피드를 처음부터 끝까지 전력으로 모두 보려고 했다간 체력을 모두 잃거나 멘탈헬스가 악화될 것이다. 무엇보다 평정심을 필요로 하는 사람, 즉 당신 입장에서는 특히 그렇다. 

최근 몇 년 동안 이어진 고통과 격리, 파괴 속에서 매일밤 트위터를 2시간이나 쓸데없이 보면서 무거운 짐을 늘려본다고 한들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지금 「종말」이 필요한 것은 당신의 타임라인이지 않을까?  


덧글

  • Mouser 2020/08/10 10:34 # 삭제 답글

    요번에 전월세 정부가 지정한다고 하는 바람에...
    그거 읽는 분들 암걸리겄다고 하시는데...
    지금 작성해 주신 블로깅이 딱 그거인거 같아요...
    헨드폰 보면서 X발 X발 거리는 분들의 모습을 볼 때 마다...
    대충 저분이 전세나 월세 산다는게 느껴짐...

    저도 기관 출입이 많은지라...

    견적서 볼때마다 둠스크롤링에 버금가는 분노가 생깁니다...

    가격은 소나타인데 요구사항은 BMW X6 급입니다... (XX끼들...)

    힘드네요...

    비오는데 늘 건강하시고 가정과 하시는일에 평안이 가득하시길 기원 합니다!
  • isao 2020/08/13 11:40 #

    모든 것이 버거운 시간이 계속되고 있네요.
    그래도 버티는 수밖에 없겠죠.
    건승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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