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노시아』가 혁신적인 어드벤처 게임이라 불릴 수 있는 이유 게임S/W관련


 예를 들어 당신이 전혀 모르는 누군가와 알게되어 그 사람과 인간관계를 구축한다고 치자. 우선 그 사람의 배경, 사회적입장, 혹은 인생 경험을 알 필요가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그 사람의 말, 여러가지 사물과 사안을 선택하는 경향, 사고방식을 알아야 한다. 이러한 요소는 타인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제대로 그 제3자의 인격과 일종의 친근함을 느끼기 위해서는 그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그 사람의 성격이나 개성에 기초한 경향이 “어떤 의미”에서 완전하게 기능해야 한다. 달리 말해서 경향에 기초한 선택에 「흔들림」이 전혀 “없을” 경우, 인간이 타자에게 인격을 느끼기란 사실 매우 어렵다.  

 인간은 자기자신이 불완전하고 불확실한 생물임을 알고 있다. 따라서 다른 누군가가 인간임을 확신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선택이나 결정이 경우에 따라서 흔들리는지 주시한다. 즉 약함이나 애매함을 관찰함으로써 「인간임을 증명」하는 셈이다. 흔들림이 전혀 없을 경우, 숭배나 찬미의 대상은 될 수 있지만 애정의 대상이 되긴 힘들다. 


 4월 30일에 Nintendo Switch로 발매된 『그노시아』는 그야말로 위에서 언급한 「인간임을 증명」한다는 주제를 심플한 게임 구조로 규명한 SF 어드벤처 게임이다. 

 상황과 타이밍 등 모든 외부 요소의 영향을 받아 때로는 실수하고 사람을 배반하는 등의 불안정한 정신, 이것이야말로 「인간다움」이라 불리는 「카오스」이다. 본작은 우리에게 그렇게 전한다. 

글:Nobuhiko Nakanishi
편집:ishigenn


「범인 찾기」라는 심플한 로직 퍼즐 게임

그노시아는 거짓말을 한다. 


인간인 척 하고 다가와 속이고 사람들을 제거한다. 

SF 세계를 무대로 이른바 인랑계 게임을 혼자서 몇 번이라도 즐기


실 수 있습니다.

 
우주선 승무원 중 1명이 되어 토론과 투표를 통해서 살아남아 생


존을 목표로 하십시오


1번 플레이는 15분 정도. 인원 수나 주인공의 역할 등을 자유롭게


선택하여 즐길 수 있습니다. 인랑계 게임을 모르는 분이라도 단계


적으로 룰을 이해하실 수 있으므로 안심하시길! 


닌텐도 e숍에서 인용)

 단적으로 말해서 『그노시아』의 비디오게임적인 구조는 결코 복잡하지 않다. 전체적인 플레이를 보면 대부분의 시간은 「범인 찾기 게임」을 하나의 상황의 루프 속에서 반복하며 즐기는 게임이다.  

 시나리오는 정통적인 SF 작품 설정인 「루프 속에서 상황 타개를 목표로 하는 이야기」이다.  「범인 찾기 게임」 자체도 결코 복잡한 구조는 아니다. 플레이어를 포함해 최대 15명의 캐릭터 중에 몇 명인가 포함된 적인 「그노시아」를 찾아서 다수결로 제거해 간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파악하기 쉬운 「로직 퍼즐」이다.

 플레이어는 기본적으로 랜덤하게 분배된 역할에 따라 자신의 진영이 유리해지도록 전체 상황을 유도해 간다. 

 큰 틀에서 보면 전체 흐름을 관찰하면서 누군가를 의심하기, 혹은 방어하며 감싸주기라고 하는 두 가지 방향 중 한쪽을 매번 선택해야 한다. 누가 어떤 역할을 맡는지, 발언이나 투표 내용을 잘 파악하면 「정답」을 쉽게 끌어낼 수 있도록 조정되어 있다. 

 또한 「정답」을 맞추는 것 자체는 논리적 사고력을 테스트하는 퍼즐에 가깝지만 본작에서는 다른 캐릭터에도 플레이어와 비슷한 권리가 부여되고 있다. 즉, 자기자신이 정답에 도착한다고 해서 그것으로 승리하는 것은 아니다. 다른 캐릭터로부터 의심을 사서 제거당할 경우도 있고 그노시아 측의 표적이 되어 패배할 수도 있다. 

 그 누군가가 어떠한 역할을 담당하여 누구를 의심할지 하는 랜덤성은 게임을 플레이할 때마다 입수하는 경험치가 레벨업되면서 조금씩 약해진다. 반복 플레이를 통해 자신이 의도치 않은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을줄이면 게임 플레이는 더욱 로지컬하고 심플하면서 캐주얼한 느낌으로 변화된다.  

 『그노시아』는 이러한 구조적인 부분만 제외하면 클리어 조건의 달성에 따라 스토리가 전개되는 스테이지 클리어형의 퍼즐게임에 극히 가깝다. 

「실제로 100번 이상 루프시키는」 본작의 콘셉트

 단, 본작이 갖고 있는 「대단한 점」은 소위 『인랑(人狼)』 계 게임에서 영감을 받은 그 구조 자체가 아니다.  

 주목할 부분은 오히려 「루프물」이라는 의미에서 정형화된 장르의 게임을 진행하면서  「플레이어에게 실제로 100번 이상이나 동일한 시간축을 플레이시킨다」라는 날카로운 시도의 콘셉트를 설정한 것이다. 

 그리고 『그노시아』의 구조 부분은 심플하면서 캐주얼함 때문에 그러한 시도를 허용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높은 리플레이성과 맞물려 강하게 부각되어 가는 구조는 새로운 「등장 캐릭터의 인격 표현」이라고도 할 수 있다. 

 우선 이러한 시도 자체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루프물」이라 불리는 장르의 엔터테인먼트 작품, 혹은 소설이나 라이트노벨류 중에서 주인공이 100번 이상이나 루프하고 있다는 내용은 이전에도 등장했을 것이다. 

 하지만 본작과 같이 “실제로 100번 이상의 루프를 묘사하고 체험시킨다”라는 사례는 거의 없지 않았을까? 적어도 필자는 그러한 게임을 경험한 바가 없다. 

 처음부터 100번 이상 루프되는 이야기의 베리에이션을 생각했다고 치고 그에 맞는 정합성을 갖도록 한다는 도전 자체가 황당무계에 가까운데다가 대부분의 독자 혹은 감상자 혹은 플레이어 자신이 각 베리에이션을 하나하나 소비할 시간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본작은 일반적으로, 정해진 루트 상 진행하는  「루프물」의 「루프 부분」 그 자체를 초반에서 플레이하고 끝날 때까지 10분에서 15분 정도로 간결하게 처리했다. 

 또한 캐릭터에 대한 역할을 랜덤하게 분배하고 나아가 플레이어가 도달한 레벨이나 회차, 고유의 플래그에 따라 짧으면서도 루프 하나 하나에 확실하게 개성 있는 시추에이션을 삽입하는데 성공했다. 

 또한 어렴풋하긴 하지만 확실히 난이도를 낮춰가는 레벨 디자인과 게임 자체의 훌륭한 템포는 극히 높은 중독성을 제공하여 플레이어가 다회차 플레이에 도전하는 장벽을 훌륭하게 제거했다.  

 각 루프에 중후한 이야기나 설정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게임 시스템이나 디자인에 의해 짧은 루프에 다양성을 갖도록 하여 100번 이상의 회차를 실현시킨다는 시도는 실로 인디 게임적이면서도 높은 완성도로 본작의 콘셉트를 성립시켰다.  



회차 플레이의 「흔들림」 속에서 볼 수 있는 「인간다움」

 이렇게 같은 게임을 반복하며 서서히 난이도가 내려가는 가운데 플레이어가 느끼는 한계 회차에도 접근하지만 이 단계에서  「확실한 스토리텔링」과 「캐릭터에게 인간 다움을 느끼게 하는 묘사」의 치밀함이 빛을 발한다.  

 앞서 밝힌 대로 인간이 제3자에게 「인격」을 느끼려면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고 그 중 하나가 「흔들리는 것」이다. 이 요소를 창작물 속에 그대로 녹여내기란 사실 매우 어렵다. 그러나 『그노시아』를 플레이하고 있으면 때때로 작중 인물이 인격을 갖고 있는 것 처럼 즉, 「살아서 마음이 흔들리고 있는」 것 처럼 느낄 때가 있다. 

 『그노시아』의 캐릭터 AI는 대략적으로 준비된 성격이나 설정에 따라 행동하지만 가끔은 자신의 성격에 반대되거나 혹은 설정된 행동 이념을 일탈한 행동을 선택하곤 한다. 

 이러한 시스템은 어떠한 방식으로 구현되는가 하는 궁금증은 잠시 내려놓자. 이 어떤 종류의 신기함 자체가 플레에어에게 AI의 행동과 이해라는 간극을 메우는 상상력을 작동하는 계기를 만들어낸다. 

 그것은 우리가 인간관계 속에서 무심코 누군가의 비합리적인 판단이나 오락가락하는 경향에 매력을 느끼고 그 인간다움에 흥미를 갖게 되는 것과 동일한 프로세스다. 

 본작에서는 이것이 「집단을 통한 다수결로 적을 밝혀간다」라는 로직만으로는 풀어낼 수 없는 「감정의 유희」 속에 삽입되어 있다. 그 인물의 「정보」,   「개성」, 그리고 「인간다움」(흔들림).  이  세 가지가 게임에서 구사되어 누적되면서 하나의  「인격」을 형성한다. 

 인간은 기계가 아니다. 애매하게 판단하기도 하고 약하다. 때로는 자기자신의 생각도 굽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신념도 왜곡한다. 이것이 인간이라는 존재의 확고한 측면이라면 『그노시아』의 등장 캐릭터들을 통해서 지금까지 플레이한 같은 장르 게임 중에서 가장 생생하게 「인간다움」을 느낄 수 있었다. 

기존 어드벤처 게임에서는 볼 수 없었던 「혁명」

 그리고 본작의 게임 디자인을 돌아보면 그러한 인간성 그 자체를 추궁받는 스타일의 게임이 실제로 100번 이상 반복된다. 역할을 부여받은 각 캐릭터의 행동 이념은 플레이를 계속하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어떤 캐릭터는 거짓말이 서툴러서 금방 의심받는다. 어떤 캐릭터는 남을 의심하기만 해서 속으로 증오를 쌓아두곤 한다. 의미를 알 수 없는 불가사의한 말만 하는 캐릭터는 투표라는 행동조차 잘 파악하지 못한다. 

 각각의 개성을 형태화하는 백그라운드는 개별 스토리로부터 확실히 피드백되고 그 개성과 배경은 메인 스토리에 크게 관여한다. 그 후 게임 후반에 겹쳐지는 거대한 이야기캐릭터 한 명, 한 명이 갖고 있는 이야기의 복선 회수에 의한 확실한 반응과 놀라운 연출은 그야말로 훌륭하다.   

 또한 본작을 흥미롭게 하는 요소는 같은 A라는 인물도 루프마다 플레이어에 주는 인상이 미묘하게 달라지는 점이다. 

 역할상 A가 어떤 행동을 할지는 여러 시추에이션에 따라 경향이 있다. 회차를 반복하면서 정리되겠지만 “어떤 순서로 ”그 경향을 파악할지는 플레어어마다 각각 다를 것이다.  

 플레어 초반에 A가 인간측에 서서 플레이어를 옹호해주었는가, 반대로 A가 그노시아로서 플레이어를 적대했는가에 따라 「첫인상」은 완전히 달라진다. 

 기본적인 큰 틀에서 스토리 전개가 변하지 않는 어드벤처 게임에 플레이어에 따라 캐릭터에 대한 느낌이 미묘하게 변화하는 「로직 퍼즐」 부분을 탑재함으로써 각 플레이어가 고유한 경험을 얻는다. 

 간단할 것 같으면서 기존 스타일의 어드벤처 게임에서는 볼 수 없었던 혁신이다. 본작의 캐릭터를 느끼게 하는 방식은 비디오게임에서의 「캐릭터」의 제시라는 점에서 새로운 미래로 주목해야 할 것이다.  


 인디 게임답게 구조는 심플하고 연출도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지만 그 러한 상황에서 빚어지는 풍부한 이야기와 캐릭터에 대해 친밀한 생각을 갖게 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본작은 탁월한 작품이다. 

 어드벤처 게임에서 다른 세계선을 실제로 100번 이상 루프시킨다고 하는 야심찬 시스템. 개성적인 캐릭터들과 놀라운 수준의 인간다움을 갖게한 조정. 사실 인디 다운 적극적인 자세로 게임을 만든다고 해서AAA급 작품이 성취하지 못한 가치를 이뤄내는 경우는 실제로 드물다는 점을 생각하면 본작의 「완성도」가 가진 아름다움은 기적과도 같다. 

 본작은 「인랑계(人狼系)」라는 모델을 사용하고 있으나 진정한 모습은 「누군가를 알아가는 게임」이며 단순히 「인랑계」로 분류되는 게임이라고 봐서는 안될 것이다. 본작이 SF 어드벤처 게임으로써 보다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았으면 한다. 이 작품을 숨겨진 명작이라고 칭해도 무리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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