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년간 게임 시나리오 업계에서 일어난 5가지 변화 - 그 변화는 체인 크로니클, 그랑블루, 페그오에서 비롯되었다 게임S/W관련

게임을 플레이하다 보면 캐릭터 간에 다양한 대화를 펼치는 이벤트 장면을 볼 수 있다. 이렇게 게임 내에서 표시되는 텍스트를 제작하는 「게임 시나리오 라이터」라는 직업은 많은 분들이 알고 있을 것이다. 

 게임과 시나리오는 밀접하게 관련되며 당연히 게임 시나리오의 역사는 게임 업계와 거의 동일하다. 그러나 실제로 일본의 게임 업계에서 게임 시나리오 라이터란 오랫동안 「직함」 중 하나로 인식되는 한편으로 결코 일반적인 「직업」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러한 게임 시나리오 업계가 2010년대에 들어와 크게 변화하면서 환경도 개선되었다. 그 개척자라 할 수 있는 것이 다음에서 언급할 세 가지 게임이다. 

 첫 번째는 『체인 크로니클』
 이 게임은 시나리오를 중시한 네이티브 앱이 히트할 수 있음을 게임 업계에 제시하고 나아가 많은 게임에 영향을 준 시나리오 구조의 원형을 만들었다.   

(画像はチェインクロニクル3 -チェインシナリオ王道RPG- – Google Play のアプリより)

 두 번째는 『그랑블루 판타지』다. 이 게임은 『체인 크로니클』과 마찬가지로 시나리오 중시 노선으로 히트한 한편, 게임 업계 역사상 초유의  「시나리오 라이터 직원의 수요」를 창출했다.

(画像はグランブルーファンタジー を AndApp で遊ぶ | AndAppより)

 그리고 이 두 게임이 개척한 흐름을 뒷받침하여 게임 시나리오 업계에서 사상초유의 흥행을 기록한 게임이 현재 히트 게임의 대명사라 할 수 있는 『Fate/GrandOrder』다. 이 게임의 영향력은 엄청나서 많은 게임 시나리오의 사양까지 변화시켰고 시나리오 제작사의 급증 등 업계의변화까지 불러왔다. 

(画像はFate/Grand Orderの世界|Fate/Grand Order 公式サイトより)

 본 기사에서는 이 3대 타이틀을 통한 게임 시나리오 라이터 업계의 변화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고자 한다. 


글/시와스 토오루(師走トオル)


「그냥 하고 싶은 사람이 쓰는」 것이었던 게임 시나리오

 우선 게임 개발 프로젝트에서 시나리오 라이터가 어떻게 선정되는지 알고 계시는가?

 1980년대부터 경우에 따라서는 현재에 이르기까지, 게임 시나리오란 게임 개발사 내에서 「하고 싶은 사람이 담당하는」경우가 많고(물론 경험 유무에 따라 우대받기도 했지만)기획자 등이 겸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경우에 따라서는 「할 사람이 사람이 없으니 내가 한다」면서 디렉터가 담당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았다. 

 즉, 미경험자가 갑자기 이야기를 쓰는 상황이 펼쳐지는 것이다. 필연적으로 시나리오의 완성도는 들쑥날쑥하게 된다. 명작이라 불리는 게임이 있는 한편, 이해하기 힘든 전개의 게임도 볼 수 있다.  
 왜 전문 라이터에게 의뢰하지 않을까? 이유는 몇가지 있지만 크게 다음의 두 가지 때문일 것이다.  

 하나는 게임 시나리오라는 작업의 특수성이다.

 RPG를 상상해 보자. 만약 게임 개발 기간이 1년이라면 시나리오는 초기 6개월 정도에 (거의) 완성돼 있어야 할 것이다. 여하튼 시나리오가 완성되지 않으면 게임 전체가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완성되지 않기 때문이다. 만일 사내에 게임 시나리오 담당 직원이 있다면 나머지 6개월은 할 일이 없을 수도 있다. 

 그리고 두 번째 이유는 게임 개발 프로젝트의 특수성이다.

 대용량 시나리오를 필요로 하는 RPG가 등장하자 회사 내부가 아니라 외부 라이터에게 외주를 주는 예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자주 사고가 발생했다.

 예를 들어 어떤 게임 프로젝트에서는 애니메이션 각본가에게 시나리오를 의뢰했다. 완성된 시나리오 그 자체는 매우 좋았지만 게임에 적합한 시나리오는 아니었다. 
 한 장면에 지나치게 많은 등장인물이 등장하거나 액션이 너무 과격하거나 게임에서는 전달하기 힘든 감정 표현을 많이 사용한다 ──등등. 애니메이션이라면 가능해도 과거의 게임 하드웨어에서는 성능적으로 불가능한 연출이 많이 사용된 경우다.  

 하지만 이러한 게임 특유의 제약은 게임 개발에 종사하는 사람만이 이해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이는 비단 게임에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다. 애니메이션 각본에는 애니메이션 특유의, 영화 각본에는 영화 특유의 제약이 있다. 외부에 위탁하면 저작권적인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어서 최종적으로는 사내에서 대응하는 편이 효율적인 경우가 적지 않았다. 

 1990년에 들어서 대작 RPG나 ADV(소위 어덜트 게임을 포함)가유행하면서 본격적으로 대량의 시나리오가 필요해지자 상황은 달라졌다. 기획자나 디렉터가 일반 업무의 일환으로 시나리오를 집필할 수 없게되자 게임 사양이나 이야기를 잘 이해하는 외부 작가에게 업무를 위탁되는 경우가 급증했다. 경우에 따라서는 외부 필자를 일시적으로 사원으로 채용하기도 했다. 

 2000년대가 되자 소위 여성향 게임이나 어덜트 게임도 다수 등장했고 게임 시나리오의 수요도 급증하자 게임 시나리오에 자신있는 작가나 게임 시나리오 제작사가 등장했다.  

 그렇긴 하나 개런티의 시세는 결코 높지 않았고 一하루에 수 십KB(1KB는 약 500자이므로, 수 만자 단위)의 상당한 양을 써야 겨우 최소한의 생활을 할 수 있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게임 시나리오만으로 먹고사는 이른바 「전업 게임 시나리오 라이터」는 크게 히트한 게임에 참여한 저명한 작가를 제외하면 집필 속도가 빠르거나 부모님과 사는 일부 사람에 국한되었다.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필자가 게임 시나리오 일을 시작한 것은 2007년 무렵이다. 그러나 게임 시나리오 업무만으로는 생활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소설가도 겸업했다. 
 이러한 상황은 2010년대 중반까지 이어졌다.

1.『체인 크로니클』의 히트와 새로운 플레이 동기

 2010년에 게임 업계는 커다란 전환기를 맞았다. 모바일 기기로 게임을 즐기는 시대가 온 것이다. 

 『탐험 드리랜드』『괴도 로얄』『드래곤 컬렉션』  당시 대히트한 타이틀을 떠올려보면 상황을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소셜게임이 유행했던 상황에서 게임 시나리오는 결코 중시되지 않았다. 

 그럴 수 밖에 없는 사정은 있었다. 한 가지 예를 들자면 기능면의 문제다. 피처폰은 화면도 작고 게임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능도 제한되었다. 미려한 그래픽이나 화면 효과가 많이 나오는 시나리오는 연출하기 힘들다. 
 조작성도 가정용 게임기와 비교할 수 없다. 피처폰 화면에 작은 텍스트를 배치하고 반복해서 꾹꾹 버튼을 눌러서 읽도록 제작하는 행위를 고통스럽게 느끼는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개발 현장에는「탭 수(클릭 수)제한」이라는 규칙도 생겼다. 「한 이벤트 장면에서 10번 이상 화면을 탭하도록 하여 시나리오를 읽도록 하면 거기서 유저가 이탈한다. 그러니까 한 이벤트에서 사용되는 시나리오 양은 탭 10번까지로 제한한다」라는 의미로 데이터적으로는 근거가 있는 이야기다. 

 물론 피처폰에서도 시나리오를 중시한 게임이 전혀 없던 건 아니다. 다만 평균적으로 당시 많은 유저에게 먹혔던 것은 『괴도 로얄』  같이 피처폰에 적합하면서 유저 간 커뮤니케이션을 중시한 게임이었음은 틀림 없다. 

 하지만 2010년에서 3년 정도 후 갑자기 스마트폰이 보급되었다. 그에 따라 스마트폰용 네이티브 앱이 시장을 석권하기 시작했다. 

 피처폰과 달리 스마트폰은 화면도 크고 미려한 그래픽을 표시할 수 있다. 시나리오 연출의 자유도가 크게 올랐으므로 시나리오를 중시한 게임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당연한 흐름이라 해야 할 것이다.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작품 중 하나가 2013년에 세가 네트웍스(현 세가 게임즈)가 출시한 『체인 크로니클』 이다. 

(画像はチェインクロニクル3 -チェインシナリオ王道RPG- – Google Play のアプリより)

 이 게임은 시나리오 자체도 높이 평가받았음은 물론, 네이티브 앱의 시나리오 구성을 완성한 게임으로도 평가받는다. 지금은 당연해진 시나리오가 포함된 대형 이벤트나 엔딩을 처음으로 구현하기도 했다. 【※】

※2013년에 1부 완결, 2016년 봄에 2부가 완결, 지금은 3부가 진행 중이며 4부도 제작이 결정되었다. 

 무엇보다 획기적인 점은、「플레이어에게 가챠를 돌리게할 동기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소셜게임하면 누구나 가챠를 떠올릴 것이다. 그리고 가챠로 획득할 수 있는 캐릭터 하면 「강한 능력을 갖추고 이벤트에서 유리하며 남의 시선을 끄는 그래픽」 등의 동기를 부여함으로써 플레이어에게 가챠를 자극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체인 크로니클』에는 가챠로 캐릭터를 입수함으로써 그 캐릭터 전용의 시나리오, 이른바 「캐릭터 퀘스트」를 볼 수 있다는 특징이 있었다. 즉, 「그 캐릭터의 시나리오를 더 보고 싶다!」라고 생각하게 함으로써 플레이어가 가챠를 돌리는 새로운 동기를 만들어 낸 것이다.

 게임의 재미뿐만 아니라 캐릭터로 플레이어를 끌어당긴다. 이 시나리오 구조는 나중에 언급할 『FGO』를 비롯, 많은 게임에 영향을 주었다. 

 또한 개인적 견해를 추가하자면 스마트폰 보급 이후 시나리오를 중시한 게임은 이미 각 개발사에서 계속 출시되었으나 마침내 체인 크로니클에 의해 분위기가 강해졌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이 시기를 기점으로 많은 게임 기획서에 「『체인 크로니클』과 같은 시나리오를 목표로 한다」라는 글을 볼 수 있게 되었다. 

2.『그랑블루』의 대히트와 시나리오 라이터 직원의 채용

 또 같은 시기에 히트하며 많은 게임에 영향을 준 작품인 『그랑블루 판타지』(사이게임즈)도 빼놓을 수 없다. 

(画像はグランブルーファンタジー を AndApp で遊ぶ | AndAppより)

 2014년 봄에 등장한 이 게임이 게임 업계에 끼친 영향은 크다. 특히 「시나리오를 중시한 게임」으로 이 게임의 대히트가 끼친 영향은 『체인 크로니클』과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다. 「『그랑블루』와 같은 시나리오를 목표로 한다」라고 쓰인 기획서도 정말 많이 보았다. 

 단, 이 작품의 최대 공적을 게임 시나리오 라이터의 시점에서 본다면 「게임 시나리오 라이터를 직원으로 채용하는 분위기를 만든 것」이다. 

 서두에서 언급한 대로 콘솔로 개발된 여러 게임의 시나리오는 기획자 등이 겸임하거나 프리랜서 라이터나 시나리오 제작사에 외주를 주는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어 『체인 크로니클』 시나리오 중 대다수는 프리 라이터 제작집단인 퀄리아(현 주식회사 퀄리아 라이터즈)가 담당했다. 

 하지만 시나리오를 중시한 네이티브 앱에서는 개발 단계뿐 아니라 서비스 시작 후에도 지속적인 시나리오 공급이 필수다(매달 공급되는 이벤트 퀘스트 등을 상상해 보라).
 경우에 따라서는 외주를 줄 시간이 없을 수도 있다. 그러한 경우에 대비하고 무엇보다 시나리오 제작 노하우를 사내에 축적하기 위해서는 외주가 아니라 사내에서 제작하는 편이 적합한 경우도 있다(물론 사원을 늘리는 이상, 그에 맞는 투자를 해야하지만).

 결국, 시나리오를 중시한 네이티브 앱의 등장에 의해 게임 개발사가 게임 시나리오 라이터를 직원으로 채용할 이유・이익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게임 업계 역사상 처음으로 시나리오 라이터를 직원으로 대규모이자 적극적으로 채용한 회사가 바로 『그랑블루』를 개발한 사이게임즈다. 
 오해가 없도록 부언하자면 사이게임즈가 게임업계 역사상 최초로 시나리오 라이터를 직원으로 채용한 것은 아니다. 또한 사이게임즈가 사원 시나리오 라이터를 다수 채용한 이유가  『그랑블루』의 대히트와 얼마나 관련이 있는지 외부에서는 짐작하기 어렵다. 

 그러나 게임 시나리오 업계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이 상황에서 중요한 포인트가 두 가지 있다. 

 시나리오를 중시한 『그랑블루』의 히트에 의해 널리 알려진 사이게임즈가 사원 시나리오 라이터를 적극적으로 채용하기 시작한 것. 
 그리고 다른 게임 개발사가 사이게임즈의 움직임에 동조하여 비슷하거나 또는 그 이상의 조건으로 시나리오 라이터를 직원으로 모집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두 가지 상황이 있었기에 인재 획득 경쟁은 치열해졌고 「직업 시나리오 라이터」의 수는 급속도로 늘어난 것이다.

 다만, 이러한 기세에 쐐기를 박은 것은 2016년 연말에 대히트한  『Fate/GrandOrder』 즉, 『FGO』(TYPE-MOON / FGO PROJECT)의 출시였다.  




3.『FGO』의 등장과 시나리오 업계의 격변. 탭 수 제한의 완화

(画像はFate/Grand Orderの世界|Fate/Grand Order 公式サイトより)

 『FGO』에는 다양한 매력이 있지만 이 기사에서 주목할 점은 당연히 시나리오다. 전 세계가 소실되어 간신히 살아남은 주인공들은 역사의 분기점인 7개의 역사에서 활약하며 인리를 수복한다──이 장대한 전개와 치밀한 설정, 개성적인 캐릭터가 엮어내는 수많은 대결은 많은 팬들을 매료시켰다.  

 이렇게  『FGO』의 대히트가 게임 시나리오 업계에 미친 영향은 헤아리기 힘들다. 그 공적 중 하나를 들자면 뭐라고 해도 「탭 수 제한의 완화」다. 

 앞서 밝힌 것 같이 2010년 경에는 피처폰의 기능적인 제약도 있어서 게임 시나리오는 결코 중시되지 않았고 「탭 수 제한」이라는 규칙이 발생했다. 

 그러나 무대가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이동하자 이윽고 시나리오를 중시한 게임을 개발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게임 개발 현장에서는「시나리오는 20탭까지」라는 규칙이 잔존했다. 

 일개 시나리오 라이터의 입장에서 말하자면 이 규칙은 「저주」와도 같았다. 실감하기 힘드시겠으나 20탭이란 매우 짧다. 상황 설명이나 다음 임무의 목적으로 해설만 해도 꽉 차고, 캐릭터 간의 대화 등은 극한도로 삭제된다. 

 혹시나 해서 말씀드리지만、「시나리오는 길면 길 수록 좋다」라고 말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오히려 방치했다간 무한정 써대는 작가도 적지 않기 때문에 제한은 있어야 한다. 또한 대부분의 게임 시나리오는 「1탭 정도」나 「1KB(약 500자) 정도」 등의 형식에 따라 보수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예산면에서 제약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게임의 컨셉에 따라서는 시나리오를 10탭 정도로 조정하는 것이 좋은 경우도 분명히 있다. 

 하지만 시나리오를 포인트로 내세우면서도 모든 시나리오의 탭 수를 정형적으로 고정한다면 아무래도 어려움이 발생한다. 이야기에는 반드시 완급이 있고, 행 수를 소비해야 하는 곳이 있으면 그렇지 않은 곳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게임의 접근성이란 관점에서 봐도 초반 시나리오는 적게, 캐릭터가 성립된 후반부에는 길게 하는 등의 연구는 필수이다. 

 이러한 저주같은 규칙은 정말로 뿌리깊게 네이티브 앱 업계에 남았다. 예를 들어 시나리오를 내세운 어떤 히트 스마트폰 게임을 플레이해보니 시나리오의 템포가 좋지 않았다. 그래서 탭 수를 세보니 대부분의 시나리오 텍스트가 정확히 20탭 내에 끝났다. 

 필자가 게임 시나리오 의뢰를 받았더니 사양서에는 반드시 탭 수 지정이 있고, 그 중에는 「장대한 시나리오가 목표」라면서 「한 장면당 20탭으로 제한합니다」라는 사양이 있어서 고민한 적이 있다. 「주어진 사양 속에서 최선 그 이상의 것을 만드는 것이 게임 시나리오 라이터의 업무」라고 표면적으로 말은 하지만 거기에도 한계가 있다【※】.

※여담이지만 이 때는 개발 스태프 앞에서 요구받은 대로 시나리오를 쓰고 20탭으로 어느 정도의 표현이 가능한지 제시함으로써 조건을 완화할 수 있었다. 

 이 「탭 수 제한」은 『FGO』에도 영향을 주었다. 『FGO』에서는 유명한 소재가 있다. 지금은 자학적으로 공식 소재가 된 「이야기 도중이지만 와이번이다」라고 불리는 것이다. 

 이것은 『FGO』에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며 당시의 스마트폰 게임은 각 장면이 “시나리오+전투”라는 구성으로 진행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어느 정도 시나리오가 진행되면 ──즉, 탭 수가 진행되면 반강제적으로 전투에 돌입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FGO』도 서비스 시작 초기에는 예외가 아니라서 시나리오가 진행되면 아무 맥락도 없이 「이야기 도중인데 와이번이 습격해 왔다! 모두 힘을 내서 쓰러뜨려줘! 」하며 전투로 이행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FGO 메인 라이터인 나스 키노코의 블로그인 「타케보우키 일기」에도 나온다. 

「원래 작성했던 시나리오」를



「원(전투)래 (전투)작성(전투)했던(전투)시


나리오(전투)」


이런 식으로 이야기의 흐름을 끊어서 전투를 삽입했었습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게이머들이 소셜게임으로써 플레이해 주


지 않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죠. 


타케보우키 일기:2016/07에서)


 즉, 『FGO』도 서비스 시작 초기엔 「플레이 도중 3분에 한 번은 전투해야 한다」 라는 소셜게임의 규칙에 얽매여 있었다. 

 그러나 위 일기에 따르면 4장까지 에피소드를 공급한 결과 「시나리오 를 더 중시해야 겠다」라는 판단이 섰다고 한다. 그리고 그 후에 제작된 『FGO』 제6장은 영상화될 정도의 명 시나리오로 유명하며 2016년 연말에 불어닥친 『FGO』의 폭발적인 인기에 크게 공헌했다고 평가받는다. 

 필자도 플레이했는데 이 6장은 아주 획기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어쨌든 1장면의 시나리오 탭 수가 전투 없이 100을 넘기는 경우도 있었으니까 말이다. 탭 수가 아무리 많은 시나리오라도 재미가 있다면 먹힌다는 것을 제시한 것이다. 

 사실 그 후 많은 게임에서 한 이벤트에서 소비되는 탭 수가 증가했다. 예를 들어 앞서 언급한 「시나리오 텍스트가 정확히 20탭에 들어가던」 어떤 게임도 『FGO』가 히트한 이후, 탭 수의 제한을 완화했다. 

 평균적인 이야기지만 「『FGO』의 대성공 이전과 이후」로 시나리오를 표현할 수 있는 폭은 크게 늘어났다. 

4.게임 시나리오 수요의 급증과 발주의 변화

 『FGO』의 영향은 그뿐만이 아니다. 

 2017년은 「『FGO』와 같은 시나리오를 목표로 한다」는 내용이 많은 기획서에 실린 해였다. 그  결과 게임 시나리오 업계 4번째의 급변은 두말할 것도 없이 「게임 시나리오 수요의 급증」이다. 

 『그랑블루』에서 시작된 인재 획득 경쟁은 『FGO』로 심화되었다 가뜩이나 소수인 시나리오 라이터를 서로 스카웃하려는 움직임이 급증했다. 이 해에는 필자도 프리랜서 라이터로 가장 많은 의뢰를 받았다. 

그 당시 「게임 시나리오 라이터 구인」이라는 단어로 검색을 하면 「연봉 300만〜1000만 엔 후생 복지 포함」 등의 조건을 손쉽게 볼 수 있을 정도다. 이렇게 쓰면 「실제로는 다들 300만 엔 수준으로 채용된 것 아냐?」하고 궁금해 할 사람도 있겠지만 실제로는 연봉 700〜800만 급의 동료들이 적지 않았다. 
 개인적인 생각인데 게임 시나리오만으로 생활 할 수 있는 전업 게임 시나리오 라이터가 가장 늘어난 것은 이 2017년이 아니었나 싶다. 

 또한 시나리오 수요가 커진 한편으로 게임 시나리오 발주에도 변화가 생겼다. 

 위에서 언급한 3가지 게임──『체인 크로니클』, 『그랑블루』, 『FGO』에는 흥미로운 차이점이 있다. 『체인 크로니클』의 대부분의 시나리오는「주식회사 퀄리아 라이터즈」가 참여했고 『그랑블루』는 사이게임즈 내부의 시나리오 라이터가, 『FGO』의 대부분의 시나리오는 프리랜서 라이터가 담당했다. 

 즉, 시나리오 라이터를 고용하는 방법으로, 

・시나리오 제작사에 위탁


・사원으로 채용


・프리랜서 라이터와 개별적으로 계약

 이라는 3가지 방법이 있었다(당연하지만 이건 어떤 것이 맞고 어떤 것이 틀리다곤 말할 수 없다).

 그러나 『FGO』의 대성공 이후, 게임 한 편에 요구되는 시나리오의 양은 급증했다. 이에 대응하려면 라이터를 추가하거나 외주 분량을 늘리면 되었지만 그렇지 않아도 그 당시의 시나리오 라이터 업계에는 사람이 부족했다. 
 자사의 프로젝트와 맞는 라이터를 찾기도 힘들고, 또 발주량을 늘리면 라이터의 스케줄 관리나 성과물 지시 작업도 그에 따라 증가한다. 

 게임 시나리오 발주에 식견이 있는 게임 개발사라면 몰라도 처음부터 시나리오 팀을 구축하는 건 더 어렵다. 점차 프리랜서 라이터와 계약을 맺는 일이 줄고, 시나리오 제작사에 시나리오 업무의 일부 내지는 모든 것ー라이터 모집, 스케줄 관리, 시나리오 지시 등등──을 위탁하는 사례가 늘었다. 

 그 결과 게임 시나리오 업계에는 다음과 같은 변화가 일어났다. 

5.게임 시나리오 업계 현재의 격변 시나리오 제작사의 급증

 2017년도 막바지에 들어서자 필자와 같은 프리랜서 라이터에게도 새로운 문제가 발생했다. 

 우선 앞서 언급한 게임 개발사가 시나리오 제작사에게 업무를 위탁하게 된 것이다. 필연적으로 프리랜서 라이터는 수주할 기회가 줄었다. 개인으로 활동하기엔 한계가 발생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무렵에는 필자도 의뢰를 받았다가  「역시 아무래도 시나리오 제작사에게 부탁드리게 되었네요」라면서 취소당한 적도 있다. 

 또한 원래 개인 입장에서 많은 회사에 영업 활동을 하면서 보수 협상을 하고, 업무 위탁 계약・비밀유지 계약 등의 많은 문서를 숙독하고 청구서와 마이넘버를 보내는 일은 매우 번거롭기도 했다. 특히 보수 협상은 성가신 부분이었다. 동업자 간의 연결이 없으면 기준 금액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주는 대로 받는 수 밖에 없다. 

 실적 문제도 있다. 대부분의 게임 시나리오 라이터는 자신이 담당한  게임 실적을 공개할 수 없다.
 여기엔 어쩔 수 없는 이유가 있다. 예를 들어 아이돌 게임 등에서 라이터가 「이 캐릭터의 시나리오는 제가 썼습니다」라고 공개했다간 그 캐릭터의 시나리오를 플레이할 때 라이터의 얼굴이 떠올라 게이머들은 플레이를 포기할 지도 모른다. 

 따라서 시나리오 라이터 개인의 실적은 직무이력서처럼 열람하는 회사 측도 비밀을 유지해야 하는 매체를 제외하면 공개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시나리오 제작사라면 실적을 공개해도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렇게 많은 라이터들이 자신이 가진 많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행동에 나섰다. 시나리오 제작집단(팀)을 꾸리기 시작한 것이다. 그것이야 말로 게임 시나리오 업계의 5번째 변화점이자 현재 일어나고 있는 「시나리오 제작사의 급증」이다.

 라이터 측은 개인이 아니라 집단으로 게임 개발사로부터 시나리오 업무를 받게됨으로써 많은 번잡한 절차에서 해방되고 보수 협상도 원활해지며 나아가 불가피한 상황으로 시나리오 집필이 불가능한 경우에도 대타를 찾기 쉬워진다. 

 그 선두라 할 수 있는 사례가 『체인 크로니클』의 시나리오를 담당한 「퀄리아」다. 이 회사는 원래 프리랜서 라이터가 모여 만든 제작집단이다. 그 후 해외를 대상으로 한 거래도 늘어나 법인화되어 2017년에는 「주식회사 퀄리아 라이터즈」가 설립되었다. 

 이러한 성공사례 덕분에 2018년 이후 시나리오 제작사【※】가 속속 등장하게 되었다.


 도대체 얼마나 늘었을까 궁금하시겠지만 그 중에는 특정 회사에게서만 안건을 수주하기 때문에 홈페이지는 물론, 회사명도 밝히지 않는 팀도 있을 정도로, 매우 파악하기 어렵다. 동료 시나리오 라이터는 물론, 시나리오 제작사의 사장급 되는 사람까지 모두 같은 말을 할 정도다. 

 그리고 급격히 증가한 각 시나리오 제작사가 일제히 「저희에게 맡기시면 더 높은 퀄리티를 제공하겠습니다」라며 치열한 경쟁을 펼치기 시작한 것이 2020년 현재의 상황이다. 


 명작 게임을 플레이하며  「이런 시나리오를 써보고 싶다」라고 생각한 적이 있는 게이머는 적지 않을 것이다. 불과 10년 전에 그것은 정말 이루기 힘든 꿈이었다.

 하지만 『체인 크로니클』이나 『그랑블루』, 『FGO』 등 위대한 게임의 영향으로 게임 시나리오 업계를 둘러싼 환경은 크게 개선되었다. 장래희망으로  「게임 시나리오 라이터」를 생각하는 사람도 나올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게임 시나리오가 더욱 중요시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할 생각은 조금도 없다. 오히려 개인적으로는 『FGO』 이후 게임 시나리오가 필요 이상으로 지나치게 중시된 것이 아닌가──하고 종종 생각한다. 본질을 보지 못하고 「『FGO』와 같은 시나리오를 목표로 한다」 라고 광고하다가 실패한 프로젝트도 적지 않다. 

 원래 게임이란 많은 크리에이터가 팀을 이뤄 만드는 것이다. 프로그래밍, 그래픽, 사운드, 레벨 디자인, 프로젝트 매니저, 홍보 등등. 이러한 요소 중에서 경시될 요소는 하나도 없고, 또한 모든 것이 유기적으로 융합되어야 한다. 게임 시나리오도 그런 요소 중 하나였으면 한다. 

 다행스럽다고 해야할지 『메기도 72』나 『13기병방위권』 등 시나리오가 화제를 모으는 게임이 계속 나오고 있다. 게임 시나리오가 하나의 기술로써, 혹은 게이머에 대한 어필 포인트로 인식되는 분위기는 당분간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현재, 게임 시나리오는 시나리오 제작사의 군웅할거시대에 돌입했다. 이 흐름에 대해 「슬슬 도태가 시작되는 것 아닌가」 걱정하는 동업자도 적지 않다. 실제로 「시나리오 제작사에 의뢰했다가 형편 없는 결과가 나와서 결국 사내에서 대응했다」라는 쓴소리를 드는 경우도 있다. 

 마지막으로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비극이 전 세계를 뒤덮고 있다. 두말할 것도 없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다. 전 세계의 경제 활동이 침체된 결과, 게임 업계 나아가서는 게임 시나리오업계에도 악영향을 미치기 시작하고 있다. 

 1년 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상황이다. 어쨌든 이것이 양질의 시나리오 업무를 하청하는 시나리오 제작사가 살아남음으로써 나아가서는 유저에게 보다 재미있는 게임 시나리오를 전달하는 것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 기사를 여기까지 읽은 분들은 게임 시나리오라는 업무에 흥미를 가진 분일 것이다. 게임 시나리오 라이터를 지망하는 분일 수도 있겠다. 

 그런 독자 여러분께 말씀드리고 싶다. 게임 시나리오 업계는 여전히 주목할 가치가 있는 분야라고 말이다. 


덧글

  • 자유로운 2020/04/11 00:16 # 답글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한국에서도 이러한 부분은 앞으로 계속 고민하게 되겠군요.
  • 후추추 2020/04/11 08:16 # 삭제 답글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그쪽 업계가 아니면 상상도 가지 않는 내용이네요. 시야가 한 층 넓어진 기분입니다
  • 금린어 2020/04/23 09:19 # 답글

    저도 일본 시나리오 외주사 믿었다가 망한적이 있네요. 아직 한국은 시나리오 라이터의 전문성을 인정하지 않는 회사가 많습니다. 그나마 과거보다는 필요성을 인지는 하고 있다는 점이 다행이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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