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vs. 교과서를 독해할 수 없는 아이들』 인공지능 연구가 밝혀낸 인간의 약점 일본서적 소개


 서점이나 TV, 트위터 등에서 AI(인공지능)란 두 글자가 맹활약하고 있다. 넘치는 창조성을 통한 소설 집필이나 복잡한 비즈니스 오퍼레이션을 효율화하기 등 지금까지 인간만이 할 수 있다고 생각되던 지적 활동을 최신의 AI가 거뜬히 해낸다는 뉴스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AI가 장기나 바둑의 최고수를 격파했다는 뉴스는 전 세계에 놀라움을 선사했다. 우사인 볼트보다 빠른 자동차나 주판의 달인을 능가하는 계산 능력을 가진 컴퓨터는 당연한 것이었지만 바둑이나 장기와 같이 복잡하고 창조성이 요구되는 게임 분야는 큰 뇌를 가진 호모 사피엔스의 전매 특허였기 때문이다. 그러한 분야에서 인류 최고봉이 AI에게 패배하고 만 것이다. 

 AI 붐이 과열되면서 AI는 앞으로도 계속 성장하다가 인간의 지능을 추월할 것이라는 특이점 이론이나,  AI가 인간에게 저항하게 된다는 AI 위협론도 확산되고 있다. 과연 AI는 계속해서 어느 수준까지 발전할 것인가? 또한 현 시점 그리고 가까운 미래에 인류에게 어떠한 현상을 초래할 것인가? 아니 그보다 본질적으로 AI란 과연 무엇인가? 

 이 책은 사상초유의 AI 붐 속에서 부각되는 질문에 대해 저자가 실제로 이끌었던 프로제트의 과정과 결과를 기반으로 답을 도출한다. 수리논리학 분야의 저자는 AI가 가진 원리적인 한계도 꼼꼼히 해설하면서 우리가 AI의 무엇을 두려워해야 할 것인가를 적확하게 제시해 준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점은 AI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는 가운데 우리 인간의 알려지지 않았던 약점이 밝혀지는 과정이다. 인간의 바깥 쪽을 관찰함으로써 인간이란 존재의 윤곽이 보다 뚜렷하게 떠오르게 되는 것이다.  

 2011년에 시작된 「로봇은 도쿄대학에 입학할 수 있을가?」라는 인공지능 프로젝트(통칭「도로보쿤」)와 그와 병행하여 실시된 일본인의 독해력에 대한 대규모 조사/분석을 실시한 경험을 통해 저자는 AI와 관련된 미래를 다음과 같이 요약한다.  

특이점은 오지 않을 것이며 AI가 모든 인간의 업무를 빼앗는 미래는 오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인간이 진행하는 업무 중 대부분을 AI가 대체할 사회가 이뤄질 날은 머지 않았습니다. 

 2013년 시점에서 5개 교과 7개 과목으로 구성된 센터 시험에서 불과 편차치 45에 머물렀던 도로보쿤은 2016년에는 편차치 57.1을 기록했다. 이는 국공립대학이나 MARCH・관련 비슷한 수준의 일부 학과의 경우 합격 가능성 80%를 나타내는 수치이며 화이트칼라를 목표로 대학 수험에 응시하는 학생 중 도로보쿤이 상위 20%에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도로보쿤에게 구현되고 있는 테크놀로지가 어떻게 탄생했는가에 대한 역사적 경위를 밟아 파악함으로써 AI는 마법이 아니라 고도로 발달된 과학으로 변화되어 간다. 패스워드가 된 「딥 러닝」이나 「기계 학습」의 진정한 의미를 올바로 이해할 수 있다. 저자는 AI와 관련된 신화나 오해를 하나씩 풀어간다. 

「딥 러닝은 뇌를 모방하는 것이므로 인간의 뇌와 동일하게 판단할 수 있게 된다」와 같은 오해도 여기저기서 볼 수 있습니다. 잘못된 생각이죠. 「인간의 뇌를 모방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뇌를 모방해서」 수리 모델을 만든 것입니다. 뇌는 원숭이나 쥐도 갖고 있습니다. 쥐가 자전거와 스쿠터, 암과 정상적인 세포의 차이를 구분할 수 있으리라는 보증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저자는 「편차치 65를 넘기기는 불가능하다」라고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사실 시작 초기부터 모든 프로젝트 관계자들은 가까운 미래에 도쿄대학에 합격하는 AI는 실현할 수 없다고 이해했다고 한다. 프로젝트의 진정한 목표는 도쿄대학 합격이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의 AI 기술의 정수를 통합함으로써 AI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무엇을 할 수 없는가를 해명하는 것이었다. 도로보쿤이 어떠한 과목의, 어떠한 질문을 어려워했는가를 검토함으로써 AI가 어려워하는 분야를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인간의 일반적 지능과 거의 동등한 수준을 나타내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AI」가 현 시점에서는 불가능하다고 저자가 생각하는 이유는 지금의 수학으로 표현할 수 있는 점에 원리적인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지금 상황에서 수학에 의해 수식으로 치환될 수 있는 요소는 논리・통계・확률 이 세 가지 뿐이다. 우리의 뇌가 인식하는 모든 것을 이 세 가지만으로 변환할 수는 없다. 예를 들어 「철수는 영희를 좋아한다」라는 글은 논리나 통계, 확률의 세계로 환원시킬 수 없다. 논리・통계・확률이라는 수학으로 지탱되는 현재의 AI의 연장선상으로는 의미를 파악할 수 없는 셈이다. 

 AI의 가능성과 한계를 음미한 후 이 책의 초점은 우리 인간으로 향한다. 저자는 이렇게 묻는다. 

대다수의 현대인이 AI로는 대체할 수 없는 종류의 업무를 부족함 없이 잘 진행할 수 있을 만큼의 독해력과 상식 그리고 유연성과 발상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을까? 

 2011년에 실시한 「대학생수학기본조사」의 참담한 결과를 통해 학생들의 기본적 독해력을 우려한 저자는 기초적 독해력을 조사하기 위해 리딩 스킬 테스트(RST)를 직접 개발했다. RST를 개발하면서 AI에 독해력을 갖추도록 하기 위한 시행착오가 크게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RST는 이미 2만 5천 명을 조사했고 향후에도 조사 규모는 확대될 예정이지만 그 결과는 AI의 발전보다도 놀라운 것이었다. 

 RST에서는 두 개의 문장을 비교해서 읽고 의미가 동일한지 여부를 판정하는 「동일문 판정」이라는 항목이 있다. 이 항목은 AI도 어려워 하는 것인데 이 책에서는 그에 대한 사례로 다음 두 개의 문장에 대한 동일문 판정을 실시하는 질문이 언급되고 있다.

「막부는 1639년, 포르투칼 인을 추방하고 다이묘에게는 연안의 경비를 명했다.」
「1639년, 포르투칼 인은 추방되었고 막부는 다이묘로부터 연안의 경비를 명받았다.」

 답은 물론 「다르다」이다. 그런데 조사 대상이던 중학생 중 약 절반이 이 질문에 「동일한 내용」이라고 답했다. 이 RST 조사를 통해 「중학교를 졸업하는 단계에서 약 30%의 학생이 (내용에 대한 이해가 수반되지 않는)표층적인 독해도 할 수 없음」이 밝혀졌다. 기초적 독해력이 부족해서 발생하는 문제는 비단 교과서를 읽어야 하는 학교 내에서만 머물지 않는다. 사회에 나오면 임대나 보험 등 다양한 계약서를 읽을 필요가 있으며 의미를 이해할 필요가 없는 노동은 앞으로 빠르게 AI로 교체될 것이다. 

 저자는 RST를 통해 밝혀진 현 상황에 큰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그리고 교육 현장의 최전선에 서는 교직원들도 비슷한 위기감을 공유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학교나 기관이 RST에 협력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의 인세 전액을 RST를 제공하는 사단법인 「교육을 위한 과학연구소」에 기부한다. 이 책을 구입하고 통독한다면 AI의 실상, AI로 대체되지 않는 인재가 되기 위한 힌트를 파악하면서 일본의 독해력 향상에 약간이나마 공헌할 수 있을 것이다. 


덧글

  • 레이오트 2018/04/22 17:10 # 답글

    이래서 제가 트랜스 휴머니즘을 지지하는것입니다.
  • 남중생 2018/04/22 19:13 # 답글

    마지막에 저 두 문장을 구분하지 못하는 중학생이 50%... 세계 어딜 가든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텐데, 참 여러 생각이 듭니다.
  • RuBisCO 2018/05/01 09:12 # 답글

    두 문장이 구별이 안된다굽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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