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계, 이공계에게 길을 묻다 2편 - 니코동의 가와카미 노부오와의 대화 - 모든 것을 기계에 맡기는 구글, 인간의 손을 타는 니코동 일본서적 소개


『고백』, 『악인』, 『모테키』, 『괴물의 아이』, 『바쿠만』 등을 제작한 영화 프로듀서이자, 처음으로 집필한 소설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이 120만부를 돌파하여 영화화. 2016년에는 영화 『분노(怒り)』, 『어떤 사람(何者)』 등을 계속해서 발표하면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가와무라 겐키. 그는  「인간은 “서투른 것을 배움”으로써 가까스로 성장할 수 있다」라는 일관된 자세를 갖고 있다.   
그런 가와무라 씨가 화제의 신간 『인문계, 이공계에게 길을 묻다(理系に学ぶ。)』에서「인문계는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까?」라는 주제로 최첨단의 이공계 인사 15명과 과학과 기술이 가져올 세계의 변화와 미래에 대한 대담을 나누었다.  

본 연재에서는 그 중 5명과의 대담을 골라봤다. 2, 3회에서는 카도카와 대표이사/도완고 대표이사로 「니코니코 동화」의 아버이지이기도 한 가와카미 노부오 씨와 만났다. 

주체성 있는 인간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가와카미 이번 대담 시리즈는 어떤 이유로 시작했나요?

가와무라 숨겨진 주제가 「미지와의 조우」라 할까요(웃음). 저는 수학이나 물리가 서툴러서 예전부터 이공계 컴플렉스가 있었어요.  


가와카미 하지만 논리성이란 것이 이공계에는 있고 인문계에 없다고들 하지만 이공계에도 비논리적인 사람은 수없이 존재하고, 인문계에도 굉장히 논리적인 사람은 있어요. 예를 들어 도완고를 운영하면서 “수습 사원” 신분으로 스튜디오 지브리의 프로듀서인 스즈키 도시오 씨께 여러가지 배우고 있는데 스즈키 씨는 인문계지만 논리적인 분이죠. 다만 스즈키는 다른 사람은 사용하지 않는 독자적인 논리 체계를 세우시긴 합니다만... 

가와무라 그 부분은 제자인 가와카미 씨도 똑같은 것 같은데요. 가와카미 씨는 이공계이므로 물론 논리적이지만 가와카미 씨만의 선명한 논리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가와카미 업무를 진행하면서 무엇을 모티베이션으로 삼을까 하는 부분에서 스즈키 씨와 저는 비슷하죠. 원래 『모노노케 히메』도 스즈키 씨는 처음부터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우겨댔던 셈이지만 사실은 도박이었다고 생각해요. 어느 날, 스즈키 씨에게 「왜 더 안전한 작품을 만들지 않았나요?」하고 물었더니 「정말로 히트할지 알고 싶었다」라더군요. 그러니까 스즈키 씨는 실험을 하고 싶었다는 거에요. 그러한 부분은 저도 굉장히 닮았습니다. 

가와무라 제한된 로직으로 무엇인가를 푼다는 것에는 흥미가 없다는 것이로군요. 
가와카미 풀려고 생각하지 않는 거죠. 처음부터 모든 것에 관해서 주체적이 아니라 방관자로서 말이죠.  스즈키 씨 역시  「이쪽에서 공격하는 편이 낫지 않은가」하고 부추기기만 할뿐이고 실제로 작업을 하는 건 미야자키 하야오 씨죠. 

가와무라 그러고 보니 저도 「내가 직접 이걸 하고 싶다」하고 말을 꺼낸 적이 거의 없다는 걸 최근에 와서 알게되었어요. 영화 작업은 주체적으로 임하고 있지만 소설이나 다른 일은 먼저 누군가가  「이러이러한 일을 해보지 않겠습니까?」하고 말을 걸어오면 시작되곤 했죠.  
가와카미 애당초 주체성이 있는 인간이 존재하는지도 의문입니다. 모두 있는 척 하고 있을뿐이지 않을까 싶어요. 주체성이 있는 척을 하면서 자기 자신까지 속이고 있는 거죠. 주체성을 갖춘 원숭이나 코끼리는 없다고 생각해요. 즉, 자연계에 속한 동물에 주체성이 없는데 인간만 주체성을 갖고 있을리는 없다고 봐요.  

공학부를 선택한 이유는?

가와무라 그런데 가와카미 씨는 교토 대학을 졸업하셨는데 공학부에는 왜 입학했나요? 


가와카미 합격한 곳이 교토 대학뿐이라서요. 원래 역사나 사회 등 인문계도 좋아했었고 수학이나 물리 등 이공계도 좋아했었지만 고등학교 때 문과와 이과 중에서 선택해야 했기에 이과를 골랐어요. 문과로는 바꿀 수 있지만 이과로는 바꿀 수 없겠다고 생각해서요.  

가와무라 그런 방법으로 진로를 선택할 수도 있군요.  
가와카미 대학 갈 때도 항공학부나 물리, 토목 등 다양한 학과가 있지만 들어가기 전에는 어디가 재미있는지 따위 모르잖습니까. 

가와무라 확실히 그렇죠. 
가와카미 그래서 도쿄 대학의 이과 1류(理科一類) 과정같이 1년 반은 이공계 전반의 교양을 배우고 대학 2년 후반기부터 내정된 학과에서 전문 교육을 배우는 곳에 가려고 생각했는데 멋지게 미끄러졌어요. 

가와무라 재수라도 해서 도쿄 대학에 가려고는 생각하지 않았나요?
가와카미 그러진 않았어요.  

가와무라 주체성이 없으니까?
가와카미 그래요. 저는 운명론라서 기본적으로는 운명을 받아들였죠.

가와무라 그러니까 공학부는 형편때문에 갔다는 건가요?
가와카미 완전히 형편에 따라 간 거죠. 그도 그럴 것이 이공계 학문 중에서 제일 싫었던 것이 화학이었어요.  

가와무라 입학한 후에는 진지하게 공부했나요?
가와카미 아니요. 전혀. 

가와무라 그렇다면 무엇을 공부해야 가와카미 씨같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
가와카미 중학교 무렵부터 프로그래밍은 계속 했었어요. 

가와무라 PC에 「BASIC」(※1980년 경에 등장한 초기의 PC용으로 개발된 프로그래밍 언어)을 입력해서 게임을 완성시켜 즐겼나요?
가와카미 그렇습니다.

가와무라 저와 친한 이공계 사람들 중에서 가와카미 씨보다 아래 연배들은 대개 BASIC을 했었죠.  
가와카미 그런 사람들의 공통점은 부모님이 패미컴을 사주지 않았던 상황이라고 생각해요. 패미컴은 안 되지만 PC라면 괜찮다고 해서 사주셨다 이거죠. 요는 PC로 게임을 만들어서 할 수 밖에 없었어요.  

「휴대폰 벨소리」, 「니코니코 동화」에 대한 아이디어는 어떻게 떠올랐나?

가와무라 아까 수습 사원으로 들어갔던 지브리 얘기를 먼저 했었는데, 원래 가와카미 씨는 20대에 도완고를 세우고 일본을 대표하는 IT기업으로 성장시켰습니다. 그 중에서도 대히트시킨 사업은  「휴대폰 벨소리」나 「니코니코 동화」(이하 니코동)인 것 같군요. 이런 독자적인 비즈니스는 어떻게 생각해 냈나요?
가와카미 휴대폰 벨소리는 시장 규모가 컸어요. 도완고는 인터넷 게임 개발부터 시작한 회사였는데 그 당시 『낚시 바보 기분(釣りバカ気分)』이라는 7만 명 규모의 게임사이트를 운영했는데 게임 업계에서는 규모가 큰 곳 중 하나였어요.  

가와무라 원래는 대형 게임 사이트 회사였군요.  
가와카미 네. 그런데 휴대폰 벨소리 업계를 봤더니 순위 5위의 사이트라도 100만 명 규모를 넘었어요. 게다가 당시에는 노래방 기기 업체만 벨소리 사이트를 만든다는 것이 휴대폰 회사가 정한 암묵의 룰이었어요. 그러니까 벨소리 사이트를 제작하는 필드에 뛰어들어 허가만 받으면 구석에서 부지런히 일만 하며 행복하게 살 수 있겠구나 싶어서 시작했어요. 처음부터 목표를 낮게 잡았어요(웃음).

가와무라 가와카미 씨는 싸움을 시작할 때 「싸울 장소」부터 정하는군요. 일반적으로는 모두 「싸우는 방법」을 열심히 생각하는데 말이죠. 낚시로 비유하자면 낚시터를 고르는 센스가 굉장하네요.  
가와카미 선두에 나서기 싫었어요. 저는 두 번째가 좋아요. 세간에서는 저나 도완고 모두 선두 주자 아니냐고 생각하지만 저는 모험은 아주 싫어해요.  

가와무라 니코동은 어떻게 해서 생겼나요?
가와카미 휴대폰 벨소리가 히트해서 회사 차원에서 여유가 생겼을 때 초심으로 돌아가서 네티즌이나 오타쿠 등이 머물 곳을 만들자 싶어서 업계를 둘러보았더니 다들 구글이 표방한 「기계로 처리할 수 있는 것은 모두 기계가 처리하게 하자」라는 정책을 따르고 있었죠. 그래서 저는 그와 반대로 인간의 손길이 필요한 서비스, 인간이 참가하는 니코동이란 결론에도달했어요. 답을 찾거나 결말을 짓는 엔진이 아니라는 의미에서 말이죠. 

가와무라 결말을 내리지 않는다는 콘셉트는 훌륭한 발명이군요. 참고로 현재 회원은 어느 정도인가요?
가와카미 회원 자체는 4700만 명 정도로 월간 유니크 유저는 800만명 정도. 과금 유저는 230만 명 정도가 아닌가 합니다(※모든 수치는 2015년 5월의 대담 시점의 것). 

가와무라 일본에는 YouTube에 대항하는 존재로서 니코동이 있습니다만 해외에도 니코동같은 오리지널 동영상 사이트가 존재하는 나라가 있나요?
가와카미 프랑스에는 「데일리모션」과 중국에는 「Youku」 등이 있습니다. 그 외에는 한국 정도라고 봅니다. 

어떨 때 아이디어가 번뜩이나요?

가와무라 니코동의 최대의 특징이기도 한데 시청자가 실시간으로 동영상 안에 코멘트를 전송할 수 있는 기능은 어떻게 등장했나요?
가와카미 동영상 화면과 코멘트를 겹쳐서 표시하는 것은 원래 아이디어 상으로 존재했어요. 영상이 흥미진진해지는 상황에서 코멘트가 늘어나 화면이 보이지 않게 되는 모습이 본말이 전도되는 상황이라 재미있다 싶었어요.  하지만 어차피 부록과 같은 기능이라 생각했지 메인으로 쓸 생각은 없었어요.  

가와무라 부록이었군요(웃음).
가와카미 네. 그런데 엔지니어가 프로토타입을 만들었을 때 코멘트가 화면에 표시되게 멋대로 설계했어요. 어쩔 수 없어서 1주일정도 보고 있었는데 「이거 재미있구나」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가와무라 그 엔지니어의 작업에서는 어떤 종류의 페티시와 동시에 확실한 창조성을 느낄 수 있군요. 가와카미 씨도 유니크한 아이디어를 많이 내시는 분인데 어떨 때 번뜩이나요?
가와카미 생각난 것을 실시간으로 이야기할 때뿐이죠.  

가와무라 말을 하면 스위치가 켜진다는 건가요?
가와카미 조금 이야기가 빗나가는데 저는 초등학교 시절에 매일 학원에 다니면서 「이걸로 주스나 사먹으렴」하고 용돈 100엔을 받고는 코카콜라를 사먹었어요. 그 당시 늘상 자판기 잎에서 콜라를 마실까 환타 그레이프를 마실까 고민하다가 「오늘 마시고 싶은 건 콜라야」하고 생각하고 「환타는 내일 마셔야지」하고 정했어요. 그런데 그 다음날도 똑같은 사고 프로세스가 작동된 결과, 결국 매일 콜라를 마셨죠.  

가와무라 무슨 말씀인지 이해 가네요.  
가와카미 그런 사례가 또 있었어요. 어느 날 선생님이 어떤 사정때문인지 동일한 내용의 모의 시험을 2번 출제했어요. 그랬더니 1번째나 2번째 모두 5과목의 점수부터 답까지 모두 똑같이 나왔어요. 즉, 논리로 조립한 이야기는 대개 동일한 결론이 나오는 거죠.  

가와무라 그러니까 생각하거나 계산하거나 하지 않고 말을 해야 재미있는 것이 떠오른다는 것이로군요.  
가와카미 논리적인 논의의 차원에서 비논리적인 행동을 취한다고 할까, 비합리적으로 보이는 일을 하는 것이 결국에는 합리적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가와카미 노부오(川上量生)
카도카와 대표 이사/도완고 대표 이사
1968년 에히메 현 출생. 1991년 교토 대학 공학부 졸업. 소프트웨어 회사 근무를 거쳐 1997년에 PC통신을 사용한 게임 대전 시스템 개발회사로 도완고를 설립. 그 후 휴대전화용 벨소리 분야로 분야를 넓히고  2003년에 도쿄 증권 거래소 마더스, 2004년에는 도쿄 증권 거래소 1부에 상장. 2006년에 유저에 의한 동영상 사이트「니코니코 동화」(이하 니코동)을 시작. 2010년에 카도카와 그룹(당시)과 포괄적 업무 제휴, 니코동에 카도카와의 공식 채널을 설치, 전자서적에서도 연계. 한편으로 2011년부터 스튜디오 지브리의 스즈키 도시오 프로듀서로부터  “수습 사원”으로 지도를 받음.  2014년에는 KADOKAWA와 경영 통합. 2015년 말 시점 니코동의 등록회원수는 약 5321만 명(월간 유니크 유저는 약 871만 명, 유료 유저는 약 254만 명). 저서로는 『스즈키 씨도 이해하는 인터넷의 미래』(이와나미 신서)등. 

가와무라 겐키(川村元気)
1979년생. 요코하마 출생. 조치 대학 문학부 신문학과 졸업 후 도호(東宝)에서 『전차남』, 『고백』, 『악인』, 『모테키』, 『늑대 아이』, 『기생수』, 『괴물의 아이』, 『바쿠만』 등의 영화를 제작. 2010년 미국 The Hollywood Reporter의 「Next Generation Asia」로 선출되고 이듬 해 2011년에는 뛰어난 영화제작자에게 주어지는 「후지모토 상(藤本賞)」을 사상 최연소로 수상. 2012년에는 첫 소설『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을 발표. 이 책은 서점 대상 후보로 선정되었고 100만부를 돌파한 베스트셀러가 되어 사토 다케루, 미야자키 아오이가 출연하여 영화화되었다. 2013년에는 그림책 『티니 - 풍선 강아지 이야기』를 발표. 이 작품은 NHK에서 애니메이션화되어 현재 방송 중. 2014에는 그림책 『무무』를 발표. 이 작품은 『The Dam Keeper』에서 미국 아카데미상에 후보로 올랐던 Robert Kondo&Dice Tsutsumi 감독이 애니메이션으로 영화화했다. 같은 해 야마다 요우지・사와키 고타로・스기모토 히로시・구라모토 소・아키모토 야스시・미야자키 하야오・이토이 시게사토・시노야마 기신・다니카와 슌타로・스즈키 도시오・요코오 다다노리・사카모로 류이치 12명과이 일에 대한 대담집『일(仕事)』이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한편으로 BRUTUS지에 연재된 2번째 소설 『억남(億男)』을 발표. 이 작품으로 두 번 연속 서점 대상 후보에 올라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최근 저서로 헐리우드 거장들과의 공상 기획 회의를 수록한 『초기획회의(超企画会議)』 등이 있다. 

핑백

덧글

  • M2SNAKE 2016/05/02 09:25 # 답글

    내용이 재미있네요. 책도 국내에 발매가 되려나요...
댓글 입력 영역



통계 위젯 (블랙)

26213
1338
4546763

이 이글루를 링크한 사람 (블랙)

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