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의 소개 - 야마모토 히로시 - SF호러 단편집 '심판의 날' 일본서적 소개



심판의 날(審判の日)
작품 해설
(스포일러는 없습니다. 안심하고 읽으세요)


 먼저 이 책이 완성된 유래에 대해서 잠시 말씀드리죠. 
 확실히 1997년이었던 것 같습니다만 카도카와 호러문고에서 새로운 호러 단편집을 내보자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 당시에는 그야말로 호러 소설이 붐을 이루고 있던 시절이라 삐딱이 성격이면서 SF 마니아인 저는(^^;) 처음부터 정통파 호러 따위는 쓸 생각이 없었고 「호러를 가장한 SF」 또는 「호러와 SF의 경계선 상에 있는 작품」을 써야겠다고 계획했습니다. 
 다른 일을 보는 사이에 짬짬이 작품을 썼습니다. 이 책에 수록된 「심판의 날(審判の日)」, 「어둠이 지기 전에 다시 한 번(落ちる前に、もう一度)」, 「옥상에 있는 것(屋上にいるもの)」을 집필했습니다. 
 그런데 그러던 차에 「먼저 장편을 내놓고 나서 단편을 내는 게 좋겠다」하게 되어서 단편집은 일단 미뤄놓고 장편을 집필하기 시작했습니다. 
 문제는 그 장편(『신은 침묵하지 않는다(神は沈黙せず)』)이 1999년부터 집필을 시작해서 완성될 때까지 4년이나 걸렸던 것이죠(^^;). 그 동안 단편집 원고는 계속 디스크 속에서 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신은 침묵하지 않는다』가 겨우 출판되어서 자칫하면 환상 속으로 사라질뻔한 단편집도 햇빛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수록된 모든 작품이 「야마모토 히로시(山本弘)다움」이 넘친다고 자부합니다. 『요마야행(妖魔夜行)』시리즈나 『신은 침묵하지 않는다』를 재미있게 보신 분이라면 분명히 맘에 드실거라고 생각합니다. 



어둠이 지기 전에 다시 한 번

 우주물리학을 공부하는 학생이 생각해낸 새로운 이론「극대 엔트로피 우주 모델」. 그러나 가나가와 교수는 이 이론에 중대한 결함이 있음을 지적한다. 이리하여 모델이 잘못되었음을 증명하기 위한 실험이 펼쳐졌는데...

 어느 날 아침, 침대 속에서 멍하니 있다가 아이디어가 떠올라 하루만에 모두 써내려간 작품입니다. 마틴 가드너의 『기묘한 이론 Fads and Fallacies in the Name of Science』에서 소개된 어떤 학설에서 힌트를 얻었습니다. 

 어쨌든 7년 전에 쓴 것이라 요즘의 천문학 상식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발표하면서 크게 수정했지만 메인 아이디어 부분만은 어떻게 할 수 없더군요... …… 그 부분은 웃고 넘겨주셨으면 합니다. 뭐 어쨌든 현실적으로는 있을 수 없는 얘기이니까요(그렇게 생각하고 싶습니다).


옥상에 있는 것

 아파트 옥탑층에 사는 '나'는 비가 오는 밤이면 옥상에서 들려오는 기묘한 소리의 정체를 궁금해 한다. 이 아파트에서 3년 동안 여러 사람이 행방불명되었다고 한다. 항공사진에 찍힌 하얀 그림자와 같은 것. 과연 옥상에는 무엇이 존재하는걸까? 

 결혼 전에 저는 교토에 있는 오래된 아파트의 옥탑층에 살았습니다. 이 이야기는 비오던 밤에 생각한 것이죠. 
 무대를 이루는 아파트의 구조는 실제로 현실에서 힌트를 얻었습니다만(옥상으로 이어지는 계단이 없고 사다리를 사용해서 올라가는 점 등)구조는 상당히 바꿨습니다. 실제로는 탱크 수질 검사는 제대로 실시되었고 물론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호러 소설에 나오는 공포의 본질은 「있을 수 없는 일이 현실이 되는 순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유령 이야기도 유령이 인간에게 해를 끼치는 것 자체가 무서운 것이 아닙니다. 「죽은 사람이 이승에 돌아왔다」라는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나서 서늘해지는 것이죠. 
 이 소설은 그러한 신념에 기초해서 썼습니다. 이런 일은 절대로 일어날 수 없습니다. 조금만 생각하면 누구나 대여섯 가지 문제점은 지적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점은 양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위에서 말한 「있을 수 없는」 정도의 수준이 인간에게 공포를 불러오는 것이겠죠. 
 제목에 나오는 「옥상에 있는 것」의 정체는...? 

읽어보시면 누구나 「역시 야마모토 히로시 답다」라고 생각하시겠죠(^^;).


시분할의 지옥

 인간과 유사한 의식을 가진 AI(인공지능) 아이돌 유나는 탤런트인 「나」를 죽이려고 한다. 「내」가 AI는 마음이 없다고 계속해서 주장하기 때문이다. 토크 프로그램에서 「나」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유나는 점차 숨겨진 자신의 비밀을 밝히기 시작하는데... 

 본 단편집 중에서 유일하게 기존에 발표했던 작품 (『SF매거진』 2004년 4월호 게재)입니다.
 이 아이디어가 떠오른 것은 벌써 20년 전이네요. 「인공지능 아이돌이 시분할(
Time-sharing) 시스템의 여유 시간을 이용해서 다양한 것을 사색한다」, 「그녀는 어떤 남성을 사랑하고 있으며 그와 사귀고 싶어한다」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를 유혹할 방법이나 결말을 루마니아 민화에서 인용한 내용으로 마무리하자는 것도 당시에 생각한 것입니다. 하지만 결말에 도달하는 플롯은 여전히 막연했습니다. 

 발표할 기회도 없이 계속 묵혀뒀다가 작년 말에 갑자기 「애정이 아니라 살의를 품는다면 어떨까?」하고 생각했더니 금세 플롯이 완성되었습니다. 때맞춰 『SF매거진』에서 의뢰를 받아 흐름을 타고 집필했습니다. 
 당초에 생각했던 러브 스토리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되었지만 생각지도 못한 걸작이 되어서 이건 이거대로 좋겠다 싶었습니다. 


밤의 얼굴

 평범한 회사원 나카토미 가츠야는 약혼자 집에 인사하고 돌아오던 길에 밤 길을 자동차로 달리던 중 기묘한 것을 목격한다. 골목 안쪽에서 그를 쳐다보는 중년 남성의 얼굴... 

 어느 날 밤 친구가 운전하는 차에서 거리를 달리던 중 떠오른 이야기입니다. 
 이것도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형식의 이야기입니다.  오히려 「일어날 수 없다」는 점을  철저히 강조했습니다.  참고로 작품 속의「얼굴」은 탤런트 다케나카 나오토 씨의 얼굴을 이미지했습니다. 
 너무 많이 적으면 스포일러가 되므로 나머지는 직접 읽어어보시길. 무서울 거라고 장담합니다. 잠시 동안 트라우마에 빠지실 수도...


심판의 날

 어느 날 전 세계 인간의 99.8%가 사라졌다. 운전자가 사라졌기 때문에 일제히 발생하는 교통사고. 괴이한 행동을 하는 생존자들. 히메다 아야코라는 여고생은 오토바이에 탄 사토루라는 소년의 도움으로 불타는 거리에서 탈출한다. 과연 이변의 정체는? 

 이것도 실은 1999년 이전에 발표해야 했을 작품입니다. 주제는 바로「세계의 파멸」입니다.
 어렸을 적에 NHK의 『5명과 1마리(5人と1匹)』라는 드라마에서 보았던 세상에서 대부분의 인간이 사라진다는 이야기에 나온(결국 꿈으로 끝났습니다만)사람이 사라진 도시의 이미지가 마음 깊이 새겨졌습니다. 또『울트라Q』의 「2020년의 도전」에서 등장하는 케무르 인이 뿌려대는 액체로 인간이 사라지는 장면도 트라우마로 남았었습니다.
 그로부터 인간이 사라진 무인도시라는 모티프에 끌렸습니다. 고마츠 사쿄의「부르심」, 「안개가 사라졌을 때」, 한무라 료의「수확」, 「탄생」, 리차드 윌슨「무인국도 
Lonely Road」, 로드 설링의 「모두가 사라진 거리 Where is Everybody?」등 이러한 주제의 이야기만으로 앤솔로지를 엮을 수 있을 정도의 많은 작품이 나왔습니다. 

 심판의 날은 위와 같은 주제의 야마모토 히로시 버전입니다. 앞서 나온 많은 작품과는 느낌이 다를거라고 자부합니다만, 어떠실런지? 
 참고로 사토루의 모델은 고등학생 때의 저(오토바이를 타진 않았습니다만)입니다. 「너말야 그러면 안 돼~」라고 옛날의 저에게 잔소리하는 기분으로 썼습니다. 

 실은 또 한 편인 「어둠으로부터의 충동(闇からの衝動)」도 수록할 예정이었지만 「이번 단편집과는 맞지 않는다」라는 편집자의 의견에 따라 포기했습니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C. L. 무어에 대한 오마주를 넣었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품이므로 나중에 기회가 되면 재수록하고 싶습니다.




덧글

  • Humblep 2014/12/18 13:32 # 삭제 답글

    좋은 글 잘봤습니다. 감사합니다.
  • 명탐정 호성 2014/12/18 14:46 # 답글

    심판!
  • 잠본이 2014/12/18 22:33 # 답글

    어둠속에 타케나카 나오토 얼굴이라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역시 범상치 않은 양반!
    마지막 단편은 어째 휴거 생각나는 상황이네요. 우왕 무서버라
댓글 입력 영역



통계 위젯 (블랙)

37122
891
4683248

이 이글루를 링크한 사람 (블랙)

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