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포위망을 강화하려는 미국의 시도는 수포로 돌아갈 것인가 일본시사관련



9월 27일 필리핀의 아키노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하여, 노다총리 등 일본 측에 대해 일본이 남중국해의 남사군도를 둘러싼 영해권분쟁 중재에 개입해달라고 요청했다.  일본정부는 공해 상의 자유비행의 유지를 중시하는 입장에서, 아키노의 요청을 받아들이고 일본,필리핀간의 관계를 을 '전략파트너'로 격상하고, 일본과 필리핀 간의 해상합동군사훈련을 자주 갖자는 데 합의했다. (Aquino risks China ire in talks on Spratlys

 남사군도문제는 중국과 필리핀,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국가들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다국간 영토분쟁이다. 필리핀이나 베트남은 1:1구도로는 중국이 우세하다고 보고 ASEAN +3 등 다국간 차원에서 협의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경제를 주도하며 동남아시아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는 중국은, 자국에 유리한 상황을 위해 다국간 협의를 거부하고, 모두 1:1 차원에서 협상할 것을 주장해왔다. 재작년부터 미국이 베트남이나 필리핀 편을 들며 남사군도문제에 개입했으나, 중국이 경제면에서 베트남과 필리핀에 공세(새로운 투자제안)를 펼치면서 다시 중국측이 유리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Electricity demands could limit Beijing-Hanoi rift

 이러한 가운데 필리핀측은 일본에게 남사군도중재 부탁을 계기로 자국과 베트남의 입장을 강화하고, 중국을 다국적 협의의 장으로 끌어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필리핀 정부는 향후 ASEAN 석상에서 다국간협의를 펼칠 계획을 진행 중이며, 일본이 이를 지지하여, 중국의 압력에 대항할 기세다. (Senators cite ups and downs of Philippines-Japan security pact

 도쿄에서는 아키노 일본방문과 거의 같은 일정으로 일본정부가 ASEAN국가 국방차관급 대표를 불러모아 남사군도문제에 대해서 토의하는 회의가 열렸다. ASEAN국가들과 일본과의 국방차관급회의는 2009년부터 매년 열렸는데, 남사문제(자유비행문제)에 초점이 맞춰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참가자들은 남중국해에서 대두하는 중국의 위협에 협조하며 대응할 것을 확인했다. 일본의 나카에 기미토 방위차관은 남사문제 교섭에 미국이나 인도도 참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일본은 남사군도문제에서 중국의 우위를 무너뜨리기 위해, 외부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나섰다.  (Asian Bloc Agrees to Counter China Heft

 일본정부는 필리핀과의 전략관계 체결, 그리고 ASEAN과의 차관급회의 개최를 통해, 남사군도문제를 중국이 원치 않는 다국간협의 방향으로 끌고 가려는 자세를 뚜렷하게 내비쳤다. 이는 지금까지의 일본의 외교자세에서 본다면, 획기적인 대전환이다. 일본이 진정으로 남사군도문제에 개입할 생각이라면, 정말 놀랄만한 일이다. 종래의 일본의 안전보장분야에서의 외교자세는 일미동맹만을 중시하고, 그 이외의 국가와의 관계를 강화하는 데 소극적이었다. 일본은 미국의 명령으로 수 년전부터 호주와 인도와의 안보협력을 강화했으나, 이는 미국의 명령이지 일본의 독자적인 전략이 아니었다. 

 지금 일본정부는 재해나 원전사고대책, 경기대책 등 국내문제 대응을 최우선으로 놓고, 사실 상, 외교문제는 뒤로 밀어놓은 상황이다. 노다정권은 새로운 외교를 전개하는 데 대해 간 정권보다도 더 소극적으로 , 딱히 새로운 외교전략을 밝힌 바 없다. 그러나 노다정권은 9월말부터 갑자기, 중국에 대항하는 입장을 갖고 남사군도문제에 개입하여 의외라는 느낌을 주고 있다.

 그렇다곤 하나 의외의 느낌이 드는 건 미국의 의뢰없이 독자적으로 움직였다면 하는 경우이다. 이러한 전제 없이, 만일 일본이 미국의 명령으로 (부탁을 받아) 움직였다고 하면, 이는 대미종속이란 국시의 일환으로, 일본은 어쩔 수 없이 남사군도문제에 개입하는 것일 뿐이며 획기적인 것이 아니다. 오히려 왜 미국이 일본에 이같은 의뢰(명령)을 했는가가 고찰의 대상이 된다.

 새로운 외교전략을 펼칠 것 같아 보이지도 않는 노다정권의 특징 상, 일본정부가 갑자기 남사군도문제에 개입한 것은 미국의 부탁 또는 명령 때문이라고 보여진다. 일본정부는 필리핀의 부탁만 받았다면 중국과 적대할 리스크가 있어 움직이려 하지 않았을 것이다. 즉 필리핀의 배후에 미국이 있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도 일본은 미국과 비교해, 중국을 적대시하면서 까지 동남아시아국가들을 지지하는 데 소극적이었으나, 이 문제로 미국의 뜻을 따르기로 한 것이 아니냐 하는 지적을 소개했다.  (Japan, Philippines Seek Tighter Ties to Counter China

 일본에게  남사군도문제를 의뢰한 필리핀 내부에서도 중국과 적대하면서 까지 일본을 끌어들이는 것이는이 좋은 방안이냐는 데 대해서는 정계에서 논쟁이 되고 있다. 필리핀은 경제적으로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필리핀을 지배하는 상원의원들은 신중론을 펼치고 있다.  ("Bundling Strategy" over South China Sea will be disillusioned

 일본, 필리핀 모두 중국을 적대시하면서까지 남사군도문제에 고자세를 취하는 데 대한 소극적인 의견이 자국 정계에 존재한다. 그러나 양국 정부는 신중론을 뿌리치고, 국내정계의 여론을 수용하지 않고, 강한 자세로 나오고 있다. 일본이 미국의 명령으로 강한 자세로 전환했다면, 필리핀도 마찬가지로 미국의 압력 또는 요구를 받아들여, 정부가 남사군도문제에 강하게 나오고 그 후, 미국이 아키노에게 '일본에 압력을 가해둘 테니 일본으로 가서 노다에게 부탁해라' 하고 지시를 내렸을 수도 있다. 

 미국은 일본이나 필리핀뿐만 아니라, 여러나라를 부추겨 남사군도문제와 관련하여 중국을 적대시하고 있다. 작년 여름 미국의 클린턴 국무장관이 '남중국해에서의 항로 안전은 미국의 국익과 직결된다'고 선언하고, 베트남을 선동해서 남사군도문제로 중국과의 갈등의 골을 깊게했다. 그러나 결국 베트남정부가 중국과의 경제관계를 중시하면서, 중국과의 대립격화는 피한 바 있다. (남사군도문제로 중국포위망을 실현하려는 미국

 그 후, 미국의 중개가 있었는지 확실치 않으나, 베트남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해역의 해저유전 개발을 인도의 국영석유회사가 맡게 되었다. 올해 7월에는 베트남 앞바다에서 인도해군이 중국 배와 대치하는 사태가 일어났다. 중국이 베트남과의 안보관계를 강화하고, 스리랑카에 대규모 컨테이너항을 만들어 줘서 인도포위망 적인 움직임을 취했으므로, 인도는 이에 대항하여, 중국근방의 베트남과의 사이에서 중국측이 꺼려하는 관계강화에 나선 것이다.  (The India-Vietnam Axis

 미국은 인도네시아나 싱가폴과의 군사협력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또 남사군도문제에 직접 관련은 없으나, 최근 호주와도 군사관계를 강화했다.  (Australia in push to strengthen US defence ties

 중국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가 발행하는 영자신문인 환구시보는 9월 29일자로 '남사군도는 온전히 중국의 것이다. 경고해도 계속 무시한다면, 필리핀과 베트남이 남사군도에 갖고 있는 해저유전이나 섬 비행장 등을 중국군이 공습해서 제재해야 한다. 중국은 남사군도에 아직 유전도 비행장도 갖고 있지 않어서, 보복당할 염려없이 공격할 수 있는 상태다. 미국이 위협해도, 진지하게 받아들여서는 안된다. 미국은 중동전쟁 실패로 약해진 상태'라는 취지의 논설을 실었다.  (Time to teach those around South China Sea a lesson

 중국이 이 시점에서 이렇게 호전적인 논설을 일부러 일본, 미국이나 동남아시아 사람들이 읽을 수 있는 영자신문에 내건 이유에 대해서, UPI통신은 일본이나 필리핀이 남사군도문제에 중국에 적대하는 다국간협의를 시작한 점과, 인도가 베트남의 남사군도 유전개발을 하청받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War in South China Sea?

 환구시보의 논설은 대담하나, 중국은 과연 정말 남사군도에 있는 베트남과 필리핀유전이나 비행장을 공습할 생각이 있을까?  그런 짓을 했다간 중국은 유럽,미국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중국의 우방이었던 도상국이나 신흥국가들의 비난까지 받게 된다. 중국의 전략은 가능한 한 눈에 띄지 않게, 비난받지 않도록 하면서, 성장하는 것이다. 중국이 베트남전쟁의 여파로 북베트남에 군사침공해서 중월전쟁을 일으킨 1979년경과 지금의 상황은 크게 다르다.  베트남, 필리핀 입장에서도 동아시아의 패자가 될 중국과 전쟁을 하고 싶지는 않다. 환구시보가 지적한 대로, 미국도 최대의 채권국인 중국과 전쟁을 치룰 생각은 없다.  남사군도에서 분쟁을 넘어선 본격적인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은 매우 적다. 

 미국이 중국과 전쟁할 생각이 없다면, 미국은 왜 아시아국가들을 부추겨 남사군도문제에서 중국과의 적대적인 상황을 늘리는 전략을 취할까. '미국은 자기는 중국과 전쟁할 생각이 없으므로, 대신 아시아국가들을 부추겨 중국과 대결시켜, 중국의 대두를 억제하려 하고 있다'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내 생각에는  미국이 아시아국가들을 부추겨 중국의 대두를 막는 전략은 성공확률이 매우 낮다. 그 이유는 '군사'가 아니라 '경제'에 있다. (Chinese suspicion over US intentions

 일본이나 동남아시아국가들은 제조업 수출이 흥하기를 바란다. 지금까지는 미국이 세계최대의 소비시장이었으나, 최근 수년간의 금융위기에 의해, 미국은 정부도, 가계도 적자에 빠져 소비가 급감하여, 아시아제품을 수입할 힘이 떨어졌다. 그 대신에 향후, 세계최대의 소비시장이 될 것이 확실한 것은 중국이다. 미국경제의 약체로 인해, 아시아국가들은 중국시장에서 제품을 팔아야 한다.  만일 미국에서 경제위기가 재연된다면, 미국에서 중국으로 최대소비지가 이전됨은 불가피한 일이 될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자국의 소비력이 감퇴하고, 아시아국가들이 시장면에서 중국에 기우는 상황에서도 , 남사군도문제로 동남아시아나 일본을 부추겨 중국과의 대립을 선동했다. 지금은 아직 미국의 경제약체화가 일시적인 것일 수도 있으므로, 아시아국가들은 미국의 선동에 빠져 중국과의 적대를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볼 때, 아시아국가들은 중국과의 대립을 피하는 현실적인 노선을 택할 것이다. 

 지금 중국적대시를 선동하기 시작한 미국은 아시아 대부분 국가들 입장에서 피곤한 존재일 것이다. 미국이 중국포위망을 강화하고 싶다면, 미국경제가 아직 잘 나가고, 중국이 아직 개발도상국이었던 1990년대 했어야 한다. 중국을 '책임질 줄 아는 대국으로 인도하겠다'라는 최근 10년 간 미국이 취한 중국전략은 중국 포위망 강화와 앞뒤가 맞지 않는 모습이다. 

 실패할 걸 알면서도, 왜 미국은 남사군도문제에 아시아국가들을 끌어들인 걸까. 한가지 가능성은 군산복합체의 영업활동이다. 미국은 재정난으로 방위비도 계속 깍이고 있다. 이라크나 아프칸 전쟁으로 미정부가 군사비를 펑펑 써대는 시대는 끝났다. 미국의 군사산업은 미국정부의 돈을 받을 수 없게 되어, 대신 미국의 말에 따르면서 달러를 가진 아시아국가들을 대상으로, 중국에 대한 적대를 선동하여, 그 뒷편에서 무기를 팔아먹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또 한가지 가능성은 지금까지의 나의 지론인' 숨겨진 다극주의'다. 1972년의 닉슨의 방중 이후, 미국에는 중국을 발전대두시키려는 장기전략 흐름이 존재했다.  그와는 역으로 중국포위망 강화라는 냉전형 장기전략(미국영국중심주의)이 최근 40년간의 미국의 대중전략과 병행하여, 상극상태에 빠졌다. 종종 '미국인은 멍청해서 모순된 중국전략을 펼친다'라고 떠드는 사람들이 있는데, 멍청해서 40년간 일관되게 상극상태가 계속된 건 아니다. 미국,중국측에 구조적인 전략 대립이 있던가, 혹은 의도적으로 전략 상극상태를 장기화시켰다 보는게 자명하다. 

 배경은 어떻든간에, 미국,중국간에 다극화를 선호하는 노력이 있던 없던, 미국이 아시아를 부추겨서 중국포위망을 만드려는 전략은 어차피 해체될 것이다. 미국 경제가 옛날같이 잘 나가던 상태로 돌아가면, 미국의 재정적자도 줄고, 미국의 패권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나, 미국의 금융시스템은 더 이상 붕괴없이 안정강화 방향으로 돌아갈 확률은 낮다. 

 동시에 예측할 수 있는 것은 미국 정부의 재정난이 이어져, 미군이 일본,한국 등 아시아에서 물러날 흐름이다. 미국정부가 빨리 결판을 내고 싶어하는 오키나와의 후텐마기지의 헤노코이전도 내년에는 실패화 조짐이 더욱 현저화되어, 오키나와의 해병대를 괌이나 하와이, 미국본토로 퇴각시키려는 미국 상원의원들의 안이 구체화될 가능성이 크다.  (후텐마기지에 대한 일본과 미국의 동상이몽

 그런 가운데 일본이 일미동맹을 강화할 목적으로, 남사군도문제에 개입하여 중국과의 적대관계를 강화한다면, 어차피 재정문제로 약해진 미국이 군사적으로 아시아에서 퇴각하여, 일본은 미국으로부터 버팀목을 제거당해, 미국의 도움없이 중국과 대결하게 된다. 일본이 미국의 도움없이 해양아시아 국가들을 이끌고 중국과 대치하고 싶을 작정이라면, 그건 훌륭하다고 본다. 잘하면 성공할 것이고, 일본은 중국과 협조해야 할 점은 강조하고, 대립할 점은 대립한다는 좋은 의미에서 아시아를 이끄는 라이벌이 될 수 있다. 지금부터 정신차린다면 늦을 일도 아니다. 

 내가 걱정되는 점은 지금의 일본정부 사람들 중에, 미국의 도움없이 독자적으로 아시아국가들을 이끌고 중국과 대결하려는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본의 관료나 정치가 대부분은 대미종속 이외의 국가전략을 상상할 수 없다. 외무성 등에서는 그런 걸 상상조차 못한다. 관료기구의 산하에 있는 매스컴이나 대학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일본의 장래가 지금의 연장선 상에 있다면, 미국의 보호를 잃고, 대두한 중국과 자력으로 맞서야 할 때, 일본은 대미종속에서 대중종속으로 움직일 것이다. 또 무조건항복상태로 빠지는 것이며 이는 매우 비굴하며 무능한 모습이 아닐 수 없다. 


덧글

  • Real 2011/10/08 22:23 # 답글

    결국 일본의 독주적 형태를 미국이 지금 통제에 금이 가고 있다는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고 호주는 일본의 역할을 해줄수 있는 형태가 아니라면..
    한국으로서는 그 역할을 한국이 한다는 것을 어필할 필요가 있는 것일까요?

    결과적으로 동남아지역에서 대중포위망을 연결하려면 아세안의 협력이 중요하지만.. 저는 과거 베트남전때의 동남아시아조약기구의 실패를 고려해본다면 결국 동남아에서의 대중포위망은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동아시아자체의 포괄적 연결에서 대중포위망 완성이 궁극적으로 미국이 중국의 중화주의에 의한 팽창력을 저지하는 결정체가 될것이라고 생각이 드는군요. 결과적으로 기본적으로 한미일-호주 동맹체제가 첫번째로 성립되어야 큰 틀에서 태평양과 동아시아지역에서의 중국의 팽창을 저지하는 기본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동남아로 한정하려다보니.. 아세안 문제에 있어서 미국의 요구를 맞추어줄 국가가 결국 싱가포르밖에 없으니.. 안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본이 미국의 요구에 의해서 일본의 독자적인 형태가 아니라고 볼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인도 호주와의 협력은요. 결과적으로 일본의 동아시아 공동체의 문제를 볼때 두 국가와의 협력중요성은 분명하게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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